美, 하루 확진자 4만 육박…다급한 백악관 'TF브리핑' 재개
by이준기 기자
2020.06.27 05:05:08
CNN방송 "전날 확진자 3만9972명 기록"…사상 최고
텍사스·플로리다 등 ''백기''…술집 음주금지 등 발동
펜스는 낙관론 설파…파우치, 뉴욕 재확산도 경고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내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만 명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재유행이 가시화했다. 다급해진 백악관도 두 달 만에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을 재개했다. 다만, 장소는 백악관 밖인 보건복지부에서 열렸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26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이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날(25일) 일일 확진자 수는 3만9972명에 달했다. 올해 2월 첫 확진자 보고 이후 최고치다. 일주일 이동평균 신규 확진자 수도 3만3035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 4월10일의 3만1630명이었다. 워싱턴포스트(WP)의 별도 집계에서도 전날 신규 확진자 수는 3만9327명으로, 종전 최고치인 4월24일(3만6291명)의 기록을 깼다. 사실상 재확산이 현실화한 셈이다.
코로나19는 사태 초기 뉴욕·뉴저지 등 북동부 중심으로 활개를 쳤으나 지금은 남부·서부로 광범위하게 퍼지는 모양새다. 캘리포니아·텍사스·플로리다주와 애리조나 등 4개 주(州)가 확진자 급증세를 이끌고 있다.
상황이 심각하게 흐르자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000명에 달하는 텍사스주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술집에서의 음주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한 것이다. 래프팅·튜브 등 물놀이 시설도 문을 닫게 했다. 100명 이상의 야외집회는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고 일반식당은 정원의 50%까지만 손님을 받도록 했다. 플로리다주도 이날 당장 술집에서의 음주 허용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주도 경제 재개 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백악관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지난 4월27일을 끝으로 종료했던 TF 브리핑을 재개한 것이다. TF 팀장인 마이크 펜스부통령은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신규 확진자가 많은 주의 주민은 당국의 주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도, 펜스 부통령은 “34개 주는 안정화하는 수치를 보여준다” “진실은 우리가 확산을 늦췄다는 것” “우리는 발병곡선을 평평하게 했다” 등의 낙관적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전문가들의 스탠스는 달랐다. TF를 사실상 이끌고 있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특정 지역에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모두 연결된 만큼 코로나19를 끝내는 유일한 길은 모두 함께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가 조만간 발병을 진화하지 않는다면 잘 하고 있는 지역도 취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뉴욕·뉴저지 등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난 주들도 재확산이 가능하다는 경고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