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고객 잡아라”…비싼 임대료에도 팝업 마케팅 인기

by이윤화 기자
2019.07.01 05:30:00

팝업, 단순 상품 판매 넘어 ''이색 체험 공간'' 탈바꿈
주류부터 식품, 화장품 업계까지 팝업스토어 사랑
브랜드 홍보와 고객 경험 증대, 제품 구매로 이어져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위스키 칵테일 만들고 색조 화장품 배우고…. ‘떴다 사라진다(pop-up)’는 의미로, 짧은 기간 일시적으로 운영하는 상점, 팝업스토어가 소비자들의 이색 체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30일 유통·식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류업계, 빙과·제과 등 식음료(F&B) 브랜드는 물론이고 주얼리, 화장품 업체들까지 모두 ‘팝업스토어’를 통한 체험형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팝업스토어는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들이 직접 제품을 맛보고, 만들고,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갖추고 있다.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The Balvenie)가 성수동 Mark 69에 위스키 체험 증류소를 열었다.(사진=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팝업스토어는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여 정도로 일정 기간만 열리는 만큼 위치 선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때문에 백화점, 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 오프라인 시설을 벗어나 유동인구가 많고 2030 젊은 세대가 많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하이트진로부터 디아지오코리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등 위스키 브랜드들까지 주류업계가 여름철 주류 성수기를 맞아 줄줄이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빙그레도 한 가지 브랜드로 꾸민 공간을 선보였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아일랜드 흑맥주 브랜드 기네스의 팝업스토어인 ‘기네스 와우산 스토어’를 홍대 중심가에 열었다. 밀레니얼 세대의 핫플레이스인 홍대 중심가에서 총 2층 규모로, 7월 21일까지 약 한달 간 운영한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지난 22일까지 서울 성동구 ‘마크69’에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를 앞세운 팝업스토어를 일주일간 열었다. ‘발베니 디스틸러리 익스피리언스’는 영국 스코틀랜드 더프타운에 위치한 발베니 증류소의 주요 시설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으로 꾸미고, 50년 경력의 오크통 제작 장인 이안 맥도날드를 초청하기도 했다.



빙그레는 스테디셀러 아이스크림 투게더로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 근처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 19일부터 7월 7일까지 ‘투게더 피크닉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운영한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 5월 말 서울 중구 을지로 ‘커피한약방’에서 매실 체험 카페인 ‘매실청 한약방’을 운영했다. 매실청 담금 체험, 백설 설탕 제품 전시와 함께 매실청으로 만든 음료를 판매했다.

이 밖에도 1980년대 주점을 재현한 하이트진로의 포장마차형 팝업스토어 ‘두꺼비집’, 메가박스 코엑스점에 차려진 동원참치 ‘동감독의 원식당’ 등이 있다.

라디오 방송국을 콘셉트로 한 ‘모카라디오’ 팝업스토어.(사진=동서식품)
각 브랜드의 제품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양한 콘셉트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팝업스토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2일까지 서울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Keepers’ 지하 1층에 ‘빈티지 에센스’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하나의 원료를 사용해 만드는 제품이라는 공통점을 콘셉트로 삼았다. 100% 발효 녹차 추출물만 담은 ‘빈티지 싱글 익스트렉트 에센스’의 특징을 증류소 단 한 곳의 원액만 사용하는 싱글몰트 위스키에 빗대어 설명한 것이다. 미디어 아트, 싱글몰트 위스키 클래스, 에센스 체험존 등을 운영하며 체험형 고객을 끌어 모은 결과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스틱커피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지난달 24일부터 7월 중순까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모카라디오’ 팝업 카페를 연다. 라디오처럼 DJ들이 매일 방문객이 신청한 음악과 사연을 소개해주고 일일 DJ 체험도 할 수 있다. 또 팟캐스트,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DJ들이 화려한 입담으로 진행하는 여행, 음식, 심리학 등 다양한 주제의 방송도 진행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위스키 업체의 일일 임대료는 1000만원 이상으로 팝업스토어 장소 섭외에만 1억원 가까이 들었다고 알고 있다”면서 “관광객, 젊은 층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는 임대료가 비싸지만 그만큼 이색 마케팅을 진행하기에 적합한 장소여서 앞으로도 이색 팝업스토어들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