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앉아 있는 시간 많은 직장인 호발... 초기에 병원찾아야

by이순용 기자
2018.03.17 05:50:31

40,50대 이어 젊은 20, 30대 전체 35% 차지 ... 식이섬유 충분히 섭취하고, 화장실에 짧게 있을수록 도움
전문의 진료 통해 동반질환, 나이, 직업 고려해 치료방법 선택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직장인 박씨(45)는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치핵 수술을 받았다. 잘못된 생활습관의 영향이 컸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으로 뉴스 보는 것을 좋아해 15분 이상 앉아 있기도 했고, 회식이 잦아 술을 자주 마신 탓이다. 다행히 비교적 빨리 발견돼 수술 후 건강을 회복 중이다.

우리 주변에서 치질이라고 표현하는 증상은 대부분 ‘치핵’이다. ‘치질’은 ‘치핵’과 ‘치열’, ‘치루’ 등 항문 주위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일컫는다. 치핵은 50세가 넘으면 약 50%가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치핵으로 진료받은 수는 61만명이 넘는다. 환자는 40대와 50대가 각각 20%로 가장 많았지만 비교적 젊은 나이인 20대(16%)와 30대(19%)도 적지 않았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앉은 자세는 누운 자세보다 정맥압이 3배 정도 높은데, 앉은 자세로 장시간 근로가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치핵환자가 과거 보다 많아졌다”면서 “직장 출혈이 치핵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 본 후 대장내시경을 포함한 정확한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핵은 혈관 덩어리로 항문 안쪽에 위치한 정상 조직이다. 배변 시 항문이 늘어날 때와 변이 지나갈 때 장력과 압력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고 해서 ‘쿠션’이라고도 부른다. 이때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 해 혈관이 부풀어 오른 상태가 지속되면 치핵이 항문 안 또는 밖으로 튀어나게 된다. 항문 안쪽으로 1.5cm 지점에 톱니모양의 ‘치상선’이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항문 안 쪽으로 치핵이 생기면 ‘내치핵’, 항분 밖으로 생기면 ‘외치핵’이라고 한다.

원형자동문합기 치핵 수술, 통증 적고 재발방지 효과

치핵의 정도에 따라 1도~4도로 구분한다. 1도와 2도는 배변습관 교정, 약물치료 등 보존적인 요법으로도 증상완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3도와 4는 이미 늘어져 있는 치핵 조직이 고착화 되어 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기존 치핵 절제술은 치핵 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해주지만 수술 후 마취가 풀리면서 극심한 통증이 동반 될 뿐만 아니라 하루 3회 이상 변을 보거나 변이 딱딱할 경우 환자가 겪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반면에 원형자동문합기(PPH)를 이용한 치핵 절제술은 통증을 느끼는 조직이 거의 없는 항문 내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수술부위 상처가 작다. 또 수술 후 합병증(출혈, 가려움증, 대변실금) 발병률이 낮은 것도 장점이다. PPH는 빠져 나온 항문점막이나 치핵 덩어리를 원형관을 이용해 끌어올려 자르고 봉합하는 기술로 근본적으로 치핵 조직을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아 재발방지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최성일 교수는 “치핵은 잦은 술자리와 화장실에서 시간을 오래 보내는 습관 때문에 주로 생긴다. 또 섬유질이 적고 동물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변의 양이 줄어 변비가 생기는 경우에도 치핵이 생기기 쉽다”며 “치료가 늦어질수록 치료 선택의 폭은 줄어들기 때문에 의심된다면 빨리 전문의 진료 통해 다른 질환 동반 여부, 나이, 직업 등을 고려하여 최적의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항문질환 예방법

1. 차가운 장소나 딱딱한 의자는 피하기.

2. 변기에 5분이상 앉아있지 않기.

3.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

4. 욕조에 섭씨 40도의 따뜻한 물로 편안한 자세로 5~10분 담그기.

5. 배변 후 비데나 샤워기로 씻어내고 말리기.

6.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물 많이 마시기.

7.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하기.

8. 장시간 앉아서 근무할 때 일어서서 휴식시간 갖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