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게임산업을 말한다..개발사VS개발자 '뒷담화'"
by오희나 기자
2016.06.17 01:43:26
| 왼쪽부터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전명진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회장. |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위기감이 일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체질개선에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이 도태되고 ‘규모의 경제’ 또한 가속화되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게임사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신흥강자들과 전통강자들 사이에 끼인 ‘넛크래커’ 신세가 되고 있다.
16일 이데일리는 개발사와 개발자를 각각 대표하는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과 전명진 스마트폰게임개발자그룹 회장을 만나 게임산업에 대한 신랄한 뒷담화를 들어봤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2015년 기준으로 3조 5000억 수준인데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니다. 다만 우리만의 시장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국내 게임시장은 해외 게임사들에 3분의1 가량을 내주고 있다. 2014년 2조 40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급성장을 했다. 이는 국내 대규모 퍼블리셔와 해외 개발사, 특히 중국 게임이 유입되면서 늘어난 것으로 위기를 느껴야 한다. 안방 시장을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고사하게 될 거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해결책은 개별 중소기업 차원이 아닌 국가적이고 조직적인 고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바일편중은 편중보다는 흐름이라고 본다. 여기에 규제 당국에서 규제하기 편한 국내 로컬마켓이나 국내 개발사를 더 규제한다는 불만이 높다.
△
:대작 또는 유니크다. 대형 퍼블리셔를 중심으로 제작되고 유통되는 RPG 등의 대작은 이미 100억대 개발비를 넘어간 지 오래고, 지하철, TV 등의 매스 마케팅 역시 모바일 게임이 장악했다.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는 중소 개발사들은 유니크한 게임과 장르로 틈새를 공략하는데, 주목받는 인디게임 트렌드 역시 그런 움직임이다.
모바일게임 시장 상황은 양극화를 넘어 고착화, 대규모 마케팅, IP전쟁, 융합, 인디게임, 외산게임의 진입이라는 키워드로 대변된다. 모바일 MMORPG와 VR산업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로컬마켓이 원스토어로 일원화 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과거만큼 신규 유저 유치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신규 출시작들은 대규모 프로모션을 해도 100만 다운로드를 넘기 쉽지 않다. 유입 규모가 적다 보니 적은 숫자의 유저에게 높은 매출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게임을 점점 하드코어하게 만들고 있다. 이전 대규모 다운로드를 주도했던 캐주얼 유저들은 이런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기에 적응을 못하고 이탈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대규모 회원들을 보유한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데 온라인 게임처럼 대규모 업데이트후 복귀 이벤트 등을 통해 유저가 이탈하는 것을 방어하고 순위를 안정적으로 지켜내고 있는 것도 신규게임이 자리잡기 힘든 이유중 하나다.
:기존 게임의 경험을 넘어서는 작품이 필요한 고객의 눈높이를 못 맞췄던게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실제 업계에 있는 개발사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대규모 퍼블리셔와 소규모 인디 개발사가 부각되면서 업계의 허리를 지탱하는 개발사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기존 중소개발사들이 정리되면서 경력 있는 개발자들이 창업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청년 창업지원책도 필요하지만 이들이 제 2의 개발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지원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창업 지원센터들은 39세 미만까지만 지원자격이 되는데 이 부분을 40대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청년 창업에만 집중하지 말고 국내 경력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허리를 단단하게 만들고, 그 개발사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지원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제 퍼블리싱의 시대는 끝났다. 국내 퍼블리셔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라인업 수가 적어졌고 중국 등 해외에서 돈을 받는 형태(MG 또는 계약금)의 퍼블리싱 계약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제 개발사들은 본인들이 만들어 고객을 직접 만나서 서비스하고 성장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즉 개발력과 서비스(퍼블리싱) 능력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요즘 들어 정부와 지자체에서 주최하는 비즈매칭 행사는 성과가 극히 적을 것으로 판단되고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정책도 이런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과거 300만명의 일간사용자를 모았던 게임들은 한명당 100원씩만 쓰게해도 3억을 벌었지만, 현재는 10만명의 일간사용자를 모으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매출을 내려면 한명당 100원을 쓰게하는 구조를 3000원을 쓰게 해야하는 구조다보니 게임은 점점 내용이 많아지고 과금 허들이 높아지는 것. 하드코어한 게임의 대표적인 장르가 RPG인 탓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상위 과금러에 지나치게 매출을 의지하는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미 유저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과금 허들만 낮춰서는 답이 없다. 과거 카카오톡이 열었던것처럼 캐주얼 유저들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이 열리거나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새로운 유저들의 유입과 함께 새로운 과금모델, 장르가 발굴된다면 정체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RPG 쏠림현상은 결국 다양성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인디게임을 육성하는 것이 다양성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 많은 활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디게임은 다양한 계층들이 접근하기 쉽고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성과 창의성을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본다. 우리도 중국처럼 다양한 과금방식은 고민을 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다만 그 게임이 유저들에게 도달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잘 알려진 마나바바의 ‘거지 키우기’, 7day의 ‘일진에게 찍혔을 때’, 문틈의 ‘카툰999’ 등 그 소재와 장르 등에 있어 무릎을 탁 칠만한 독창성 있는 게임들이 많지만,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작품들도 많다.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구글 플레이 등도 인디게임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우선적으로 마켓 노출을 지원하고 있다. 매체 등에서도 다양한 게임에 유저들이 관심가질수 있도록 배려해 주면 다양한 게임들이 주목받을 수 있는 시장이 마련될 것이다.
:다양한 게임이 나오지 못하는 것은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전체의 문제다.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게임을 만들어 퍼블리셔나 VC를 찾아가면 RPG가 아니면 계약이 안되고 투자도 어려웠다. 정부지원사업도 심사위원들이 모두 RPG를 찾기도 했다. 그렇다고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문제가 없다는 건 아니다. 현재의 문제를 우리도 알고 있다. 앞으로는 퍼블리셔나 vc를 쳐다보고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을 보고 유저들을 보고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해야 하는 시대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이 나올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