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6.04.25 06:30:00
LH 임금피크제로 재원 절감·한전 3년째 흑자 지속 성과
기관장 바뀌면 조직장악 못한 상태서 노조압력 휘둘릴 수도
"단기성과 체질개선 속단 일러… 부채 원인 등 원천 차단해야"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3년 만에 받는 신입사원입니다. 감개무량하네요.” (한국토지주택공사 김모 차장)
지난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입사원 130명이 사내 연수를 시작했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받는 새내기 직원이다. 작년 대형 공기업 중 최초로 전 직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해 재원을 절감한 데 따른 대가다.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효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공공기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채 공룡’, ‘대표 방만 경영 기업’ 등 꼬리표가 따라다녔던 거대 공기업인 LH가 대표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적이다. 2013년 기준 142조 3000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 부채는 지난해 134조 2000억원으로 줄었다. 2년 새 8조원을 감축한 것이다. 2013년 말 105조 7000억원이었던 금융부채는 작년 말 90조원 수준으로 무려 15조원이 줄었다.
당장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LH는 2014년 6월 노사 합의를 거쳐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했다. 2급 이상 부장급 간부 사원이 총대를 멨다. 2017년까지 3년간 매년 금융부채가 늘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결의한 것이다. 한 명당 연간 급여 147만원을 토해낼 판이었다. 중·고생 학자금 지원, 휴직 급여, 복지 포인트 등도 대폭 축소했다. 퇴직금 평균 1200만원 삭감, 구조조정 시 노조 사전동의 폐지 같은 반발이 많은 과제도 합의를 끌어냈다.
사업 다각화, 판매 역량 강화 등으로 들어오는 돈도 늘렸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은 지으면 지을수록 손실이 늘어나는 구조”라며 “그럼에도 민간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자체 사업비를 줄이고, 재고 자산은 처분해 작년에만 28조원이 넘는 사상 최고 판매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 실적 평가 등급이 두 계단이나 올라섰다. 1년 전 C등급에서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것이다. 지방공항 적자 개선 등을 통해 2014년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고인 1735억원으로 치솟았다. 작년에도 상반기까지 969억원을 달성했다.
방만 경영 요소는 과감히 쳐냈다. 특수목적 중·고 자녀학자금 지원, 직원 자녀 영어캠프 지원, 업무 중 사망퇴직자 배우자·자녀 특별채용제도 등 여론의 손가락질을 받던 복지 제도를 없앴다. 그 결과, 2010년 직원 1명당(현원 기준) 202만원 꼴이었던 복리 후생비는 2014년 156만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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