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자회사·자산 줄줄이 매각..현금 얼마나 확보가능할까

by김영수 기자
2015.08.17 05:00:00

[이데일리 김영수 신상건 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이 해양 플랜트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마련한 자구안을 통해 얼마나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오는 25일 본입찰이 예정된 ㈜에프엘씨에 이어 이달중 서울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한 매각주관사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다. 아울러 조선해양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회사들에 대해서도 재무실사후 매각 가능성이 높은 자산부터 매각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대중제 골프장인 써닝포인트CC와 연수원(퓨쳐리더스클럽) 등을 보유한 에프엘씨는 대우조선이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이후 가장 먼저 매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4개 기업(SI)이 이번주중 현장실사에 나서며 25일에는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에프엘씨의 총자산은 올해 3월말 현재 1853억원이며 장부가는 821억원이다. 100% 지분 인수와 함께 경영권 프리미엄을 40%로 가정할 경우 매각가는 1150억원 내외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중 매물화될 예정인 서울 중구 남대문로(청계천)에 있는 대우조선의 본사 사옥은 연면적 2만 4854.29㎡(약 7518평)로 지하 5층~지상 17층 규모로 이뤄져 있다. 빌딩 매매 시장에서는 최근 인근 지역에서 이뤄진 페럼타워의 거래 가격인 3.3㎡당 2300만원을 적용했을 때 대우조선 본사 사옥의 매각가는 17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본사 사옥 매각이후 구체적인 사옥 이전 계획이 없는 상태로,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방식으로 재임대에 나설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도 매물화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1969년 세림개발산업으로 설립된 뒤 2006년 2월 대우조선해양에 편입됐다. 토목, 건축, 주택 사업 등을 펼치고 있으며 오만과 에콰도르 등에서 해외 건설도 진행했었다. 최근에는 서울 중구 명동 등 ‘엘크루’라는 브랜드를 앞세워 주로 오피스빌딩 분양에 나서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41위를 기록한 중견 건설사로 3월말 현재 총 자산은 3730억원이며 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단체급식 및 레저사업체인 웰리브(Welliv)도 정리 대상이다. 웰리브는 경남 거제를 중심으로 대우조선 구내식당과 함께 거제해양파크(휴게소), 에드미럴호텔, 웰리브투어(여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3월말 현재 웰리브의 장부가액은 207억원이며 1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대우조선 및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율이 50% 수준으로 높아 제3자 매각시 내부거래 유지 여부가 매각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회사에 비해 해외 자회사 매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자회사중 중국 대우조선해양산동유한공사(DSSC)를 제외한 해외 자회사의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각 지역별 매각 사정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이 100% 지분을 보유한 DSCC의 3월말 현재 장부가는 890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216억원을 기록했다. DSCC는 선박용 블록과 육·해상 플랜트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꾸준한 물량증가,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수익창출을 꾀하며 안정적인 매출증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우조선은 경영권 유지가 가능한 선에서 지분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대 49% 지분을 정리할 경우 단순 장부가로만 440억원 정도의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DSCC와 달리 루마니아 대우망갈리아조선소(DMHI) 지분(51%) 매각은 안갯속이다. DMHI는 이미 2007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올 3월말에도 1774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속된 결손누적으로 대우조선의 지분법투자주식 장부가액은 ‘0’인 상태로 지분법 적용이 중지됐다. 루마니아 정부(지분율 49%)가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어 매각 협상과정도 순탄치 않다. DMHI는 1997년 루마니아 망갈리아에 세워진 합작 조선사로, 조선소 면적은 100만㎥, 종업원 수는 3200여명 정도다.

2009년 풍력 관련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한 드윈드(미국 댈러스), 2011년에 설립한 캐나다법인(DSME Trenton Ltd.), 파나마에서 해운업을 하는 법인(DK Maritime S.A), 오만법인(DSME Oman LLC) 등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이미 구조조정 차원의 청산이 진행중이다. 실질적인 지분 가치가 없는 셈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해외 자회사들에 대한 조속한 청산을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자회사들의 경우 (시장에서 매력적인)비중있는 매물이 많지 않아 재무적 손실을 상쇄할 만한 수준의 현금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