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여성기업인]"청와대 음식쓰레기 우리가 줄였죠"

by채상우 기자
2015.05.11 03:00:00

이유미 엄청난벤처 대표 인터뷰
청와대·국회 등 주요 정부 기관이 고객사
일본·중국 수출 이어 미국·유럽시장 노려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푸른 환경을 위해서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를 최소화하는 게 우리 회사의 목표입니다.”

단체급식 식사예측솔루션 개발기업인 ‘엄청난벤처’의 이유미(38·사진) 대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지켜낸다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실제로 국내 음식물쓰레기 양은 연평균 약 500만t이며 처리비용만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표가 개발한 식사예측솔루션인 ‘머글라우’는 단체급식 사용 고객 수를 미리 예측해 적당량의 급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예를 들어 머글라우는 A기업 직원들에게 구내식당 점심 메뉴를 오전에 미리 알려준다. 직원들은 어플을 통해 먹을지 안 먹을지를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엄청난벤처의 분석 시스템이 이를 분석해 몇 인분을 준비하면 될 지 급식업체에 알려준다. 표본오차는 ±1%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한다.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든 만큼 업체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도 크게 감소한다. 지난해 9~12월 4개 급식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4개월간 평균 1억8000만원의 음식물 처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일상 생활속에서 머글라우를 개발할 기회를 갖게 됐다. “대학원 재학시절 학생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데 급식업체 직원이 남은 음식을 모두 버리는 것을 보게 됐다. 이유를 묻자 몇 명이 먹을지 몰라 대량으로 만들고 늘 이렇게 버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왜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환경에 대한 이 대표의 관심은 엄청난벤처라는 사명에도 담겨있다. 그는 “엄청난벤처라는 이름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노력이 모여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12월 설립된 엄청난벤처가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다. 아직 1년이 채 안 됐지만 청와대, 세종청사, 국회, 한화(000880)그룹 등 주요 정부 기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의 발전가능성을 증명했다. 총 21개 고객사를 두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50만명의 이용객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 매출은 5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고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3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엄청난벤처는 짧은 시간이지만 사업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미국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선정한 올해의 웹서비스에서 5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무역협회(KOTRA)로부터 ‘창업활성화 지식서비스’ 분야 유공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급식시장에서 위탁급식 규모가 커지고 있어 머글라우 서비스가 성장세를 꾸준히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직영급식이 위탁급식에 비해 서비스 투자 규모가 적은 것이 사실”이라며 “위탁급식 규모가 늘어날수록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함께 비용절감을 위한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머글라우 사용 고객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대표는 머글라우와 함께 세계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는 일본자유민주당의 도움으로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공급되는 급식에 대한 서비스계약을 지난해 9월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중국 웨이팡시와 300만위안(한화 약 5억원) 규모의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아시아시장을 시작으로 환경에 관심이 많은 유럽과 미국에 진출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며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바람은 전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인 만큼 세계시장에서도 머글라우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미 엄청난벤처 대표. 엄청난벤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