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1991년 기술기준 미충족 '논란'
by이승현 기자
2015.01.19 03:48:02
15일 수명연장 심사 때 문제제기.."최신 기술기준 부합 규정 못 지켜"
"안정성 강화 못 했다" 지적에..한수원 "내용상으론 규정 지켰다" 반박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올초 수명연장(계속운전) 심사에 들어간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전문기관의 안전성 검사에서 ‘적합’ 평가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최신 기술기준의 일부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술기준은 1991년 만들어진 것으로 약 5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15년 재가동 심사를 받는 월성 1호기가 이러한 의무 규정조차 지키지 못하는 것이다.
18일 원자력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 전체회의의 ‘월성 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 심사’에서 원전 신규가동 및 재가동을 위한 기본 요건인 최신 기술기준 준수 여부가 논란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83년 상업운전에 들어간 월성 1호기는 캐나다원자력공사(AECL)가 ‘턴키’ 방식으로 지은 이른바 ‘캔두형’(CANDO·캐나다형 가압중수로 원전) 이다. 월성 1호기가 현재 수명연장 심사를 받는만큼 이 원전은 최신 기준인 지난 1991년 기준의 캐나다 원자력안전규제요건(R-7)에 부합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일례로 R-7은 원자로 비상노심냉각계통의 설비다중화를 위해 열교환기를 기존 1대에서 2대를 갖추도록 규정하지만 월성 1호기는 여전히 이 기기가 1대만 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이 수명연장에 대비해 총 5600억원 가량을 들여 압력관과 제어용 전산기 등 주요설비를 교체했지만 기술기준을 명확히 충족하지는 못했다.
반면 월성 1호기와 동일한 노형(캔두형)인 월성 2호기(1997년 상업운전)와 3호기(1998년), 4호기(1999년)는 현재 R-7을 모두 만족하고 있다. 1991년 이후 가동된 원전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제기한 원안위의 한 위원은 “이 문제는 안전성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데 강화하지 못했다”며 “월성 1호기가 2·3·4호기에 비해 오래된 모델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안위 산하의 전문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이 사안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따라서 원안위 위원들은 KINS측에 월성 1호기가 최신 기술기준의 어느 부분을 못 지키고 동일한 노형인 2·3·4호기와 어떻게 다른지 파악해 2월 전체회의에서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KINS는 앞서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월성 1호기의 안전성에 대해 ‘기술적 적합’ 의견을 내린 바 있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명시적 규정을 못 지킨 것은 맞지만 내용상으론 규정을 충족했다고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비상노심냉각계통에서) 냉수배관 이중설치와 밸브 및 펌프의 자동기동장치 등 월성 2·3·4호기에는 없는 설비를 추가로 보강해 1991년 기준(R-7)의 취지인 ‘설비다중화’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원안위 위원들은 다음달 12일 회의에서 월성 1호기의 최신 기술기준 충족 여부 문제 등을 포함해 수명연장 심사를 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