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선화 기자
2013.07.12 06:00:00
빌딩 매매 '청담동의 전설'..투자자문사로 변신 준비
주식투자도 부동산처럼
욕심버리고 5% 수익률 목표
[이데일리 성선화 박종오 기자] 부동산 자산가인 A사장(41)은 지난달 25일 코스피가 1780을 찍었을 때 N주식에 들어가 3일 만에 5.5%의 수익을 올리고 빠져나왔다. 그는 지난 4월 셀트리온이 하한가를 쳤을 때 50% 이상의 손해를 보고 손절매를 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부동산으로 10년 만에 100억원 대 자산가가 된 그가 주식에 투자하는 원칙은 간단하다. 남들이 주가가 떨어졌다고 ‘호들갑’을 떨면 슬그머니 추천 종목에 들어간다. 며칠 뒤 주가가 오르면 딱 5% 정도의 수익률만 내고 나오는 것이다.
부동산 재벌, 소위 ‘빌딩부자’인 그가 주식 투자에 기웃거리는 이유는 뭘까. 이제는 “부동산만으로 돈을 버는 시대가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데일리는 ‘재테크, 직구 토크’ 첫 회 기획으로 100억원 이상 부동산 자산가 3명과 본지 재테크 자문의원인 이연정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점 PB를 모셨다. 8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선술집에서 벌인 난상토론을 가감 없이 소개한다.
◇부동산은 끝났다…“투자자산으로 갈아타라”
2000년대 초반 ‘청담동의 전설’로 불리며 빌딩매매의 귀재로 통했던 B사장은 “이제 부동산 시장은 끝났다”며 “하루 빨리 주식으로 갈아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금융투자가 ‘재테크의 꽃’이 될 것”이라며 “결국 원리를 찾다보면 금융투자로 통한다”고 진단했다. 그가 말하는 금융투자란 단순한 은행 대출이 아니다. 주식·벤처 투자 등 모든 종류의 투자금융을 아우른다. 그가 설립을 추진 중인 것도 투자자문사다. 투자자문사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이 가능하고, 소수의 전문 인력만 채용하면 된다. 청담동 빌딩 수십 채를 거래했던 그가 이제는 투자자문업으로 업종을 바꾸게 되는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연 40%의 고수익을 올린 ‘VIP투자자문’이다. 서울대 투자 동아리 출신의 30대 대표이사 2명이 “최근 강남 큰 손들의 자금은 다 쓸어 모은다”는 얘기를 들었을 정도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절대로 욕심을 내선 안 됩니다. 만약 100억원을 투자했다면 15억원만 벌겠다는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B사장이 누누이 강조한 점이다. 특히 단기 투자가 아닌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
유산상속형 부동산 자산가인 30대 중반의 C사장은 크게 공감했다. 그는 최근 도저히 기관 투자자를 이길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관들이 투자하는 종목을 눈여겨보고 ‘추종 매매’를 통해 5% 수익만 챙기자고 결심했다. 투자금액도 적다. 한 종목에 500만원 정도다. 그래서 대박을 친 종목이 호텔신라다. 4번에 걸쳐서 약 20%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부동산 자산가인 A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아니, 욕심을 안 부리면 왜 투자를 하느냐”고 반박했다. 대신 그는 삼성전자에 대해서 물었다. 다음날(9일) “삼성전자에 들어가느냐, 마느냐”고 참관한 재테크 전문의원에게 자문했다. 이연정 PB는 “단기 주가는 신의 영역”이라며 “알 수 없다”고 조언했다. 8일 종가는 122만 6000원이었다. A사장은 “주당 118만원까지 떨어지면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118만원이 지지선이라는 것. C사장은 “이럴 땐 장 마감 직전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8일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