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경지 기자
2011.10.24 06:00:00
나경원·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 종반 지상 토론
羅 “경쟁력 내가 적임자” vs 朴 “새로운 시대 디딤돌”
[이데일리 강경지 유용무 나원식 기자] 인구 1000만, 한해 예산 21조원의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정 방향을 가늠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범야권 박원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점점 가열되고 있다. 이데일리는 선거를 사흘 앞둔 23일 나경원(이하 羅), 박원순(이하 朴) 두 후보에게 전달받은 답변을 토대로 서울시정 구상에서 막판 선거 전략까지 생각을 담은 지상 토론을 마련했다.
- 나 후보와 박 후보, 서울시장이 돼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羅) 무엇보다 서울의 발전 방향이 확실해야 하고 그것을 추진할 열정이 있어야 한다. 도덕성과 능력은 기본이다. 누구의 바람도 업지 않고, 단일화 이벤트없이 오직 정책과 경쟁력으로 승부했다. 지난 10년간 검증도 철저히 받았다. 서울 시민 모두가 어디에 살든 차별 없이, 격차 없이 비슷한 생활수준을 누려야 한다. 이제는 엄마의 마음으로 서울 시민의 삶의 질을 세심하게 돌볼 수 있는 여성시장이 필요하다.
朴) 이번 선거는 전임 한나라당 시정 10년을 심판하고, 토건·겉치레 행정 중심에서 사람 중심·변화와 희망의 새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를 선택하는 의미가 있다. 낡은 정치냐 새로운 시대냐의 선택이다. 나는 새로운 시대로 가는 디딤돌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대권을 준비하는 시장 보다 시민행정가를 원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대권을 위해 서울시를 운영했기 때문에 서울시정이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정치일정을 위해 서울 시민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시장의 역할이 정해져야 한다.
- 선거가 종반전으로 가면서 네거티브가 난무하고 있다. 박 후보는 대기업 후원, 병역·양손 입적, 학력 등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朴) 네거티브는 결코 새로운 시대를 이길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다. 사실에 근거한 검증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사실 관계는 사실 관계대로 말했고, 증거가 있는 것은 증거를 모두 제출했다.
- 나 후보는 자위대 행사 참석 및 장애 아동 알몸 목욕 공개 논란, 신당동 건물 투기 논란 등이 있다. 이후 추가로 제기된 의혹이나 논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羅) 네거티브는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다. 저와 관련된 네거티브나 정치 공세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허위사실 등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건은 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잘못을 덮기 위한 네거티브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박원순 후보가 검증을 적극 수용한다면 똑같이 검증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 박 후보는 애초 네거티브 전략을 쓰지 않겠다더니 전략을 바꾼 배경은 무엇인가.
朴) 전략을 바꾸지도 않았고 바꿀 계획도 없다. 청와대부터 한나라당 대표, 소속 의원 거의 모두가 동원돼 온갖 구정물, 흙탕물을 끼얹고 있다. 진흙탕으로 끌어들여 ‘다 똑같다’ ‘새로운 정치는 없다’라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 아닌가. 헉수고다. 그것 밖에 할 것없는 그 분들의 처지가 안쓰러울 뿐이다.
- 박근혜 전 대표가 나 후보의 선거 지원에 나섰다. 박 후보는 안철수 원장에게 지원 요청할 생각은 없나.
朴) 안 교수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모든 국민들이 이미 다 알고 있고, 그 자체로 이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안 교수와 새로운 변화를 공감했고 그래서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나 후보가 박 후보의 지지율을 따라잡았다는 일부 여론조사 보도가 있다. 향후 지지율 상승 비책은.
羅) 후보가 지지율을 전망하는 것은 객관성이 없다고 본다. 다만 여론조사는 흐름이 중요하고, 이와관련 상승 추세라는 점을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정책과 후보 자질 검증에 있어 박 후보보다 자신있는 점이 하나하나 유권자들에게 평가받은 결과가 반영되고 있다.
- 박 후보는 선거를 처음 치른다. 나름 고충이 있다면.
朴) 처음에는 마치 자기 옷을 입은 것이 아닌 것처럼 왠지 불편하고 힘들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 운동 과정에서 시민들과 만나 서울의 미래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다보니 힘든 점, 피곤했던 점을 잊게 됐다.
- 나 후보는 당선되면 어디에 역점을 두겠는가
羅) 제1 역점 사업은 일자리이다. 모든 문제의 중심에 일자리가 있기 때문에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겠다. 일자리 창출에 1조원을 투입하겠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는 등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
- 박 후보는 당선될 경우 야권과 시민사회의 관계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朴) 이미 정책 합의와 단일화 경선을 아름답게 마무리했고 서울시장 선거를 합심해서 치르고 있다. 통합과 변화를 하나의 과정으로 추구해 가고 있다. 일방적 지시 행정이 아니라 정부와 정당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치고 조율해나갈 것이다. 야권, 시민사회는 물론 여권까지 포함한 서울 시정 운영으로 장점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 뉴타운, 재개발, 시프트 등 전임 시장의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朴) 실패한 뉴타운 정책을 이름만 바꾸고 포장한 재건축 규제 완화는 동의할 수 없다.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닌 표를 위한 정치공학의 산물일 뿐이다. 장기전세주택의 경우 저소득, 서민 계층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중소형 중심의 평형 다양화를 비롯해 입주자의 소득 기준 강화, 거주기간 다양화, 월세형의 이원화 등 사회 변동에 걸맞은 능동적인 대책으로 대응하겠다.
- 나 후보는 살아오면서 역경이 있었나, 역경을 이겨낸 방법은.
羅) 프로필만 보면 한 편의 재미없는 영화 같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사법시험도 늦깍이로 합격하고, 장애를 가진 딸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의 편견과도 많이 싸웠다. 판사로 일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딸아이에게 닥친 사회적 편견과 역경이 정치로 뛰어들게 만들었다.
- 박 후보는 정치권에 입문한 계기가 무엇인가. 작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출마를 한 계기가 있나.
朴) 여러 번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거절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실정이) 나를 불러냈다. 정부가 잘 되기를 바랐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정부가 실패하면 국민이 고통받게 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서울시를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출마하게 됐다.
- 출마 선언 후 가족들의 반응은.
羅) 고3 딸아이가 틈틈이 문자로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줘 볼 때마다 힘이 난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가장 큰 지원군이다. 남편은 무관심한 듯 외조하는 스타일이다. 평소 조용히 바라봐주고 중요한 순간에 도움되는 이야기를 해준다. 남편의 묵묵한 면이 더욱 든든하다. 옆에서 불평 한마디없이 아이들을 대신 챙겨주고 나 또한 말없이 지원해주는 인생 파트너로, 남편의 세심한 배려와 이해가 있었기에 하루 하루 힘차게 생활할 수 있다.
朴)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활동하느라 아이들 챙기지 못해 늘 가족들에게 미안한 아빠다. 아내에게 집안일 신경 못쓰고 특히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 체력 유지가 힘들텐데, 건강관리 및 스트레스 푸는 비법이 있다면.
羅) 평상시 건강관리는 규칙적인 운동과 곰국, 홍삼, 비타민 등을 챙겨 먹었다. 그래서 살인적인 선거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가족들과 집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다.
朴) 잘 먹고 잘 쉬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일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지만 나는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일이 되어가는 과정이나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