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병묵 기자
2011.08.22 06:00:00
경쟁사 확보시 망 품질 영향 커
주파수 가격 무제한 상승에 걱정도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에 연일 수천억원씩 베팅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하루하루 주파수 경매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부터 시작된 주파수 경매에서 양사는 모두 1.8㎓ 대역에 참가, 19일 기준 6005억원까지 경매가격을 올렸다. 6005억원은 전날 최고입찰가 보다 568억원, 최저경쟁가 보다 1550억원 뛴 가격이다. 양사는 800㎒ 대역에는 입찰하지 않았다.
SK텔레콤(017670)은 LTE(롱텀 에볼루션) 전용 주파수 확보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가장 불리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LTE로 쓸 수 있는 주파수를 이미 KT와 LG유플러스가 충분히 갖고 있는데 반해 SK텔레콤은 올해 10㎒, 내년에야 20㎒ 폭을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이번에 반드시 1.8㎓ 대역을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TE 활용 주파수 대역으로 보면, 2.1㎓ 대역을 가져가게 된 LG유플러스와 1.8㎓ 대역 20㎒ 폭을 이미 가진 KT와 비교해 SK텔레콤이 가장 불리한 상황"이라면서 "KT는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데 입찰에 참여, 불필요하게 주파수 가격만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KT(030200) 측은 "1.8㎓ 대역에서의 운용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이 대역은 KT가 가져가는 것이 적합하다"며 "SK텔레콤은 현재 동시에 경매가 진행 중인 800㎒ 대역을 가져가 기존에 보유한 800㎒ 대역과 합쳐 LTE 서비스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별 필요도 없으면서 KT가 낮은 가격에 1.8㎓ 대역을 가져가는 것을 훼방 놓기 위한 전략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SK텔레콤 측은 "1.8㎓ 대역은 반드시 필요하며 기존에 보유한 800㎒ 대역은 현재 매물로 나온 대역과 위치가 떨여져 있어 LTE에 붙여 사용하기 힘들다"고 반박했다.
SK텔레콤과 KT가 이처럼 경매중 설전을 벌이는 이유는 1.8㎓ 대역이 그만큼 망 품질 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기왕 주파수를 확보할 바에 싼 값에 낙찰받는 것이 비용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편 오남석 방송통신위원회 전파기획관은 "이동통신사들은 과거 10년 전 주파수를 1조3000억원씩 내고 받아가면서도 요금까지 내리는 여유가 있었다"면서 "그 정도 주파수 비용을 내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기 때문에, 경매가격은 업체들이 알아서 가치를 고려해 경매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