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유가 급등 부담에 하락..다우 0.24%↓

by피용익 기자
2011.04.09 05:24:08

WTI 유가 배럴당 112달러 돌파..운송주에 부담
다음주 실적발표 기업들도 일제히 약세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8일(현지시간) 거래를 하락세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급등과 연방정부 폐쇄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9.44포인트(0.24%) 하락한 1만2380.0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73포인트(0.56%) 내린 2780.41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5.34포인트(0.40%) 떨어진 1328.17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다음주 개막되는 1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리비아 긴장이 지속된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주요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예산안 처리를 위해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견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이 이날 자정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연방정부 폐쇄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하며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유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고,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낙폭을 확대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112달러를 상회했다. 런던 브렌트유는 125달러를 웃돌았다.

아울러 도매판매가 예상 밖으로 감소하면서 소비 둔화 우려가 제기된 점도 주가 하락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2개 종목이 하락했다. 시스코와 JP모간 등이 1% 넘게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금융주와 산업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에너지주와 통신주는 강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 부담을 반영하며 운송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제트블루는 4.25%, 유나이티드컨티넨털은 5.76%, 델타에어라인즈는 3.93% 각각 빠졌다.

반면 에너지주는 상승세를 보였다. 서노코에너지는 3.32%, 나보스인더스트리즈는 3.48%, 머피오일은 2.57% 각각 뛰었다.

투자심리가 악화된 가운데 다음주 실적을 내놓는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알코아는 1.10%, JP모간은 1.18%,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0.96%, 구글은 0.32% 각각 밀렸다.

이밖에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익스피디아가 트립어드바이저 분사 소식에 12.95% 치솟았다. 시게이트는 배당 인상 기대감에 7.83% 상승했다.

미국의 2월 도매재고가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도매판매는 약 2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월 도매재고 규모는 1.0% 증가한 4379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수정치와 같은 증가율이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에도 부합한 수준이다.

도매판매는 0.8% 감소했다. 지난 2009년 3월 이후 최대 하락률이며, 같은해 6월 이후 첫 감소다. 월가는 도매판매가 1.8%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전월 도매판매 증가율은 3.5%에서 3.3%로 하향 수정됐다.

도매판매가 감소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판매가 둔화되면서 재고-판매 비율은 1.14개월에서 1.16개월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