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전망)거래소, "추가하락과 기술적반등 시험대"

by한상복 기자
2002.09.29 10:53:52

[edaily 한상복기자] 10월로 접어들 거래소시장은 표변하는 얼굴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거래일수로 30일 하루를 남겨둔 9월시장에서는 온갖 악재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는데, 10월시장은 추가하락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라는 양면을 보여줄 조짐이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9월30일~10월4일)에도 미국 거시지표 및 기업실적 측면에서 추가 하락이라는 리스크가 발생할 염려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주를 고비로 부정적인 지표의 압박이 줄어들고 사전 실적발표 피크 기간의 4분의 3이 지나간다는 점에서 하락압력은 상당히 완화될 조짐이다.

더구나 10월은 역사적으로도 9월의 침체장에 비해 기력을 살리는 시기였다. 결국 이번 주는 추가하락과 반등의 기로에서 움직이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증시 역시 최근 20년간 "9월 약세/10월 반등"이라는 패턴을 보여왔다.

또한 10월부터 상장지수펀드(ETF)가 도입(10월14일 예정)된다는 점도 거래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내 5000억원 이상의 자금유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정부가 지난 주 발표한 펀드 계열사 주식 편입한도 폐지 역시 그렇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종대표주의 수급부담을 크게 완화시켜 줄 것이다.

이쯤이면 주가반등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본조건은 충족되는 셈이다. 게다가 주식 수요기반 확충에 따른 수급개선으로 투자매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장기 주식수요 기반 확충 방안의 일환으로 기업/개인연금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증권 신상품 조기발매, 자사주 취득 활성화를 시행할 것으로 보여 최소한 5조원 이상의 신규 주식 수요가 예상된다.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및 조선 등의 수출호조로 4분기에도 20% 내외의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오는 10월18일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대기업의 3분기 실적발표 및 대기업들의 IR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투자심리 안정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매수차익거래잔고가 매우 낮은 수준에 있고 심리선, 이격도 등 중요 기술적 지표들이 모두 과매도권까지 떨어져 있어 주가반등 시 매물부담이 줄어든 점도 반등세를 앞당겨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시장대응은 기본적으로 매도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나, 지수 600 대에서 출회될 매물은 크지 않을 듯하다.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작년 하반기와 같은 급반전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경제지표의 눈에 띄는 둔화세다.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3 개월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고, 소비자신뢰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경기의 거품 제거와 함께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경기지표도 낙관적이지 않다. 주요 기업들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해외여건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6개월 이후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는 3 개월째 내림세를 나타냈다. 가계대출 급증과 부동산 버블에 대한 우려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지만, 국내외 여건상 이마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만일 10월중에 이라크 전쟁이 발발해 KOSPI가 현 지수대에서 추가 하락할 경우, 기관과 외국인의 손절매 물량이 대량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일시적으로 600선 전후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증시에 낙폭과대보다 확실한 모멘텀은 없다. 특히 20일 지수이동평균선의 이격도가 90 정도에 근접한 경우 10~20%정도의 기술적인 반등이 어김없이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월장은 기술적인 반등이 기대되는 시기이다.

황성욱 한화증권 책임연구원은 "주가가 반등할 경우 주도주는 삼성전자 등 핵심우량주와 외국인과 기관 매물로 낙폭이 컸던 종목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반등 폭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본격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목표수익률을 짧게 잡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며, 실적호전 중소형주와 자산주, 제약주 등 소형 테마주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주가 낙폭이 컸던 업종대표주와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한 배당수익률 상위기업, 자사주 매입 관련주, 공정공시제도 시행을 앞두고 재무구조와 성장성이 뛰어난 중소형주 등을 중심으로 견고한 주가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지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이번 주에는 추격매도보다는 보유 및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좋겠다"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늘고 있는 통신서비스와 전기가스업종 같은 경기방어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