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정남 기자
2024.12.02 05:30:00
[상속세 폭탄에 멍 드는 기업들]
비상장 주식은 연부연납 담보 인정 안돼
中企들 정부에 주식 내고 줄줄이 휴·폐업
정부 역시 비상장 주식 현금화 11% 불과
"상속세율 내리고 핀셋 규제 완화 나서야"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내연기관 제조업을 했던 A사는 2010년대 초중반만 해도 알짜 중소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창업주의 사망으로 상속세를 내야 할 처지에 몰리면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A사는 지난 2018년 4월 36억여원어치 회사 주식(지분율 약 33%)을 상속세로 정부에 냈다. 당장 현금 확보가 마땅치 않았던 데다, 당국이 비상장 주식은 현금 납부를 위한 담보로 인정하지 않아서다. A사는 이후 관계사 부도가 겹치면서 영업을 중단했고, 같은 해 9월 폐업했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과 정부 모두 불행한 이상한 상속제도”라고 꼬집었다.
주식으로 상속세를 낸 기업들 가운데 절반 가까이는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 주식을 넘긴 뒤 경영 의지를 잃고 ‘100년 장수기업’의 꿈을 접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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