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로 탄소배출 솔루션 및 최적항로 제공할 것”

by김영환 기자
2024.04.01 05:50:00

[오픈AI 파트너]⑩ 하성엽 마리나체인 대표 인터뷰
AI기반 해운 탄소 배출량 규제 솔루션 제공 기업
동인도 회사 때부터 데이터 축적해온 英 기업과 비교 어려워
EU ETS 시행 계기로 새로운 데이터 확보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유럽 연합은 지난 1월 1일부터 해운·물류업에 대한 배출권 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를 가장 먼저 시행했다. 유럽 지역을 지나가는 선박은 ETS의 영향을 받는다. 유럽지역을 지나는 선박들은 탄소 배출량을 계산해야 하고 필요한 경우 탄소 배출권도 구매해야 한다.

마리나체인은 해운·항만·물류기업의 탄소 배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거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탄소배출이 스코프(Scope) 1·2였다면 제품을 선박에 실어 다른 대륙으로 보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도 스코프3로 통제 대상이다.

하성엽 마리나체인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선박에 대한 규제는 추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탄소국경세로 확장할 수 있는 데이터”라며 “최근 화주회사로부터 솔루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 대표는 EU ETS 등 강화되는 환경 규제에서 창업의 기회를 잡았다. 해운·항만·물류 산업은 규모가 크다보니 벤처·스타트업이 비집고 들어설 여지가 적었다. 하 대표는 “영국의 큰 회사들은 동인도회사 시절부터 데이터를 축적해와서 관련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새롭게 시작되는 환경 규제에 대해 데이터를 모아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픽= 문승용 기자)
첫 시작은 싱가포르였다. 마리나체인은 싱가포르에서 창업해 현재도 서울과 부산, 싱가포르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하 대표는 “해운의 아시아 허브는 싱가포르다. 아시아로 들어오는 모든 컨테이너가 싱가포르항을 거쳐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가장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곳이 싱가포르이다보니 이곳에서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운·물류 산업은 유행에 다소 둔감하다. 전자영수증이 일반화된 지금도 종이 영수증 사용이 대세다. 오픈AI와 협업할 가능성이 여기에 있다. 마리나체인은 영수증에 있는 데이터를 AI 기술로 통해 추출해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전 세계 선박이 제각기 각자 형식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읽어내는 데 AI 활용이 필수적이다.

선박이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는 항로를 최소화하는 것도 탄소배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선박의 경우 적게는 1일 8000만원 어치부터 많게는 4억원 상당의 연료를 소모한다. 문제는 항로 최적화가 여전히 사람의 손으로 계산된다는 점이다. 하 대표는 “후티 반군사태로 수에즈 운하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우 세계 화물 가격이 요동을 치지만 이런 예측도 아직 사람이 하고 있다”라며 “날씨 등 다양한 데이터를 1~2년 축적해 AI를 활용해 분석하다보면 최적의 항로를 선주와 화주에게 제공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 대표는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를 다녀왔다. ‘K스타트업·오픈AI 매칭 데이’ 행사를 통해 오픈AI와의 협업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그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과 연료 소모량 데이터를 많이 축적하는 게 1차 목표”라며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선박 자체에 대한 데이터뿐만 선박 가격, 화물 가격에 대한 부분까지 예측 서비스를 확장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영어권인 싱가포르에 진출해 있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인도네시아, 베트남, 대만까지 글로벌 확장할 계획”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마리나체인 개요

설립일 : 2023년

사업분야 : 해운 항만 물류 AI 탄소배출량 저감 솔루션

연혁 : 2023년 11월 ‘마리나넷’ 론칭

12월 EU ETS 선박 솔루션 제공

12월 오픈AI 밋업 기업 선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