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이화영 법정선다…진술번복 경위 밝히나

by이배운 기자
2023.07.25 05:00:00

25일 수원지법 공판 출석·진술 예정…입장표명 주목
변호인 진술도 뒤집은 옥중 입장문…심경변화 신호?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방북비용 대납 보고’ 진술 번복 논란에 휩싸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법정에서 직접 입을 연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사진=연합뉴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오는 25일 수원지법에서 열리는 쌍방울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진술이 예정돼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보고했느냐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은 지난 18일 열린 공판에서 “그동안 피고인은 쌍방울그룹의 경기지사 방북비용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었는데 (최근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 방북을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에게 ‘쌍방울이 방북 비용을 대신 낼 것 같다’는 취지로 보고했고, 이에 이 대표는 ‘알았다’며 사실상 승인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전해졌다.

그로부터 사흘 뒤 이 전 부지사는 옥중에서 자필 입장문을 내 “저는 쌍방울에 이 대표 방북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며 “따라서 이 대표의 방북비용 대납 관련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검찰에서 관련 진술을 했다고 밝힌 변호인 측 입장까지 뒤집은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전 부지사가 심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진술도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방북 비용 대납 경위를 구체적으로 털어놓으면서 사실상 무죄판결을 기대할 수 없게 된 만큼, 검찰 수사에 협조해 감형받는 선택지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임무영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은 유죄가 명백한데도 수사에 비협조적이고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피고인에게 더욱 무거운 형량을 구형·선고한다”며 “이 전 부지사도 이를 우려하고 심경 변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정에 선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도 쌍방울 대북송금을 인지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 검찰은 이 대표 소환조사 및 신병확보를 유력하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회기가 중단되는 오는 29일부터 내달 15일 사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곧바로 영장심사가 진행된다.

반대로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보고한 적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 이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와의 사전 교감 없이 독단적으로 이 대표 방북을 후원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으나, 실제 이들의 청탁 관계를 입증할 증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편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남편 변호인 일부가 검찰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불만을 제기하며 해임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지사는 이번 공판에서 변호인단 해임에 대한 당사자 입장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