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크레딧]롯데케미칼 신용등급 하락…롯데그룹 줄강등 현실화
by박미경 기자
2023.06.24 07:00:00
롯데케미칼 신용등급 AA로 하향
수익성 줄고 재무부담 늘어
롯데그룹사 전반 신용등급 일제히 하향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이번 주 크레딧 시장에서는 롯데그룹 전반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재무부담이 커지면서 그룹사 전반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한기평·한신평·나신평)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체 현금창출력 저하와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로 인한 재무부담이 늘어났다는 이유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수요 위축이 동반되면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속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순차입금 규모도 지난 3월 말 기준 3조3000억원으로 2021년 말과 비교했을 때 4조원 이상 늘었다.
중국 시장 리오프닝(경기 재개)에 따라 업황 반등이 예상되지만, 실적 회복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평가된다. 경기 성장 둔화, 신규 증설 부담 등의 이유다.
최주욱 한기평 연구원은 “2023~2025년 인도네시아 NCC 공장 건설 프로젝트, 유지보수 등으로 연평균 3조원 수준의 자본적지출(CAPEX)이 예상된다”면서 “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잔금 2조4300억원) 외에도 추가적인 지분투자로 2025년까지 6000억원을 상회하는 자금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핵심 캐시카우다. 그룹 전체 매출액의 34%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계열사들의 신용등급도 동반 하락을 면치 못했다. 신평사들은 핵심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신평사 3사는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이 외에도 한기평과 나신평은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을 기존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단계 내렸다. 한기평은 롯데물산의 경우 A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롯데오토리스는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평가 결과를 내놨다.
김서연 나신평 연구원은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과 자회사 지분투자 증가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 등을 감안해 장기신용등급을 조정했고,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에 따른 계열의 지원능력 약화를 반영해 롯데캐피탈 및 롯데렌탈의 등급을 조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롯데물산, 롯데캐피탈, 롯데렌탈 등 일부 계열사는 비우량 등급인 A급으로 내려와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상 A급부터 회사채 시장에서 비우량채로 분류돼 공모채 시장에서 투자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고, 높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야 해 이자 부담도 커진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차입금 부담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의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8조4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3조2616억원)보다 20.5% 늘었다.
서민호 한신평 연구원은 롯데지주의 등급 상향 조정 요인에 대해 “롯데케미칼, 롯데쇼핑 등 핵심 계열사 신용도 변화 여부와 지주사로서 계열 지원부담 확대 가능성, 롯데지주 및 그룹 전반의 재무부담 추이, 호텔롯데와 연계된 추가적인 지배구조 재편 여부 등이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