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살얼음판'…상장폐지 가능성 높은 기업은

by안혜신 기자
2022.03.30 05:48:56

[상폐주의보]③2020년 비적정 의견 중 감사의견 미제출 4곳
쎌마테라퓨틱스·메디앙스·에이치엔티·포티스 등
2년 연속 비적정 한프·세영디앤씨는 상폐 결정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아직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 끝나지 않은 만큼 상장폐지 기로에 서게 될 기업의 수도 현재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 중에서 아직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4곳은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는 지난 2020년 ‘의견거절’을 받았던 쎌마테라퓨틱스(015540)가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를 낸 상태다. 감사보고서는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 전까지 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이 시기를 넘기는 경우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쎌마테라퓨틱스는 전환사채에 대해 감사인으로 부터 공정가치 평가서 제출을 요청받았지만, 러시아에서 주사업으로 하고 있어 평가에 어려움이 있다는 이유로 사업보고서 등 지연제출에 대한 제재면제 심사를 신청해 승인됐다. 따라서 오는 5월16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쎌마테라퓨틱스 관계자는 “2021년 회계년도중에 보유했던 전환사채에 대한 감사인의 공정가치 평가보고서를 요청 받았고 그 전환사채의 발행회사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코비박의 국내생산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다”면서 “현재 이 전환사채는 당사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당사가 아닌 발행회사가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앙스(014100)는 지난 23일이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이었지만 감사증거 수집 지연으로 인해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될 것이라고 공시했다. 에이치엔티(176440) 역시 감사과정에서 파악된 주요 회계처리사항에 대해 감사증거의 제공이 이뤄지지 않고, 이로 인해 감사업무가 지연되고 있어 감사보고서 전달기한 내 업무 종결이 어렵다고 밝혔다. 포티스(141020)는 감사보고서 발행을 위한 충분한 증거를 제출받지 못해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될 예정이다.

이밖에 세우글로벌(013000), 센트럴인사이트(012600), JW생명과학(234080) 등은 2020년 재감사 후 적정의견을 받은 뒤 2021년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 공시를 낸 업체들인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만 JW생명과학은 지난 28일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다.



2년 연속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뒤 상장폐지가 결정된 곳도 있다. 한프(066110)와 세영디앤씨(052190)는 2019년과 2020년 감사의견 의견거절을 받아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세영디앤씨는 상장폐지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한프는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전날부터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갔다. 한프 정리매매는 내달 5일까지다.

감사의견 비적정 외에도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발생 등으로 상장폐지 위험에 처한 곳도 투자를 유의해야 할 곳이다. 코스닥 기업의 경우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하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에 해당하는데 하이소닉(106080)과 크루셜텍(114120)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밖에 이미 작년까지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통해 개선 기간을 부여받은 한국정밀기계(101680), 에스앤더블류(103230) 등은 2021년에도 다시 한 번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감사보고서 제출 지연은 대부분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면서 “특히 전년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곳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연된다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