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이재명이 정권 잡으면 역사 더 후퇴할 것"[만났습니다]①

by권오석 기자
2021.12.27 06:00:00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인터뷰
"외곽 지원 한계 있다는 말에 설득 당해 선대위 합류"
"정권교체 열망 커…윤석열이 이재명 크게 이길 것"
"文, 한명숙만 사면할 수 없으니 박근혜도 사면한 듯"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사진=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박태진·권오석 기자]“문재인정부가 우리나라 역사를 한참 뒤로 돌려놨다. 이재명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더 심하게 돌려놓을 가능성이 있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선대위 합류 배경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여권의 후보가 되고 난 다음에는 더더욱 ‘이건 정말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원톱`으로 한 선대위가 꾸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우여곡절이 있었다. 선대위 전권을 부여하는 문제를 비롯해 이준석 대표 패싱 논란 등 잡음이 발생하면서 선대위 발족에 차질이 생겼었다. 특히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의 화합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애초부터 선대위 합류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외곽에서 자문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돕는 건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선대위로) 들어가서 해야 제대로 도울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들에 설득을 당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명분이 크게 작용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높은 만큼,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를 큰 격차로 대선 승리를 할 거라고 자신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가 후보다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정책도 제대로 나오기 전임에도 이 정도 차이라면 의미가 있다”며 “등락이 있긴 하겠지만 우리가 상당한 차이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사진=이영훈 기자)
△사실은 선대위 합류를 안 했으면 했다. 안 하는 게 더 크게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도 많이 찾아오고 선대위 일상이 복잡하다. 가령 정책적인 제안을 하는 데 있어 둔해질 수 있다. 외곽에서 자문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상임선대위원장 자리를 맡게 됐다. 예상대로 일상이 너무 복잡하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나가야 한다.

△정권교체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원래 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재명 후보가 여권의 후보가 되고 난 다음에는 더더욱 ‘이건 정말 안 된다’ ‘문재인정부가 우리나라 역사를 한참 뒤로 돌려놨는데 잘못하다간 (이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더 심하게 돌려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돕는 건 한계가 있다’고 하더라. (선대위로) 들어가서 해야 제대로 도울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들에 설득을 당했다.

△역할 조정이라는 게 뭐가 있나. 선대위라는 게 그런 게 아니다. 관료나 군대 조직처럼 편대를 정해놓고 그대로 따라가는 그런 게 아니다. 비어 있는 데가 있으면 어디든지 가는 것이다. 정책을 비롯해 여러 가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서로 다 할 일이 있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높다. 윤 후보가 후보다움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정책도 제대로 나오기 전임에도 이 정도 차이라면 의미가 있다. 물론 앞으로 등락이 있긴 하겠지만 우리가 상당한 차이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화학적 결합이라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선대위 안에서조차도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대립과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시끌벅적하게 가는 게 선대위고 선거다. 아무리 같은 당에 있었다 하더라도 화학적 결합을 해서 완전히 하나가 돼 움직이는 형태는 정치에 없다. 서로가 양보하고 서로가 협의하고 맞춰가는 그런 과정인 것이다. 그러나 목표는 같다. 목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겨서 역사가 뒤로 가는 걸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조직에는 이견과 어긋남이 있다. 그러나 명분과 목표가 같으면 서로 존중하면서 같이 가는 것이다.

△윤 후보의 장점은, 기본적인 정책과 국가 운영의 철학에 있어서 시대 변화와 흐름에 맞는 생각이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기본`이 강하다. 내 나름대로 대화도 해보고 경제·사회 정책 철학을 다 물어봤었다. 나만 그렇게 평가하는 게 아니라, 상당한 전문성을 가진 모 학자도 나에게 ‘이렇게 기본이 갖춰진 정치인이 없다’고 얘기했다. 철학의 기조는 `자유시장경제`이면서 국가가 사회정책적으로 적극적 역할을 하는 세상이다. 성장의 축은 시장이다.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바탕으로 한 자유시장경제를 근간으로, 거기에서 나오는 재원으로 배분 구조를 바로 잡고 사회 복지를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게 윤 후보 생각이다.

보완할 점이라 하면, 윤 후보는 되도록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다 보니 얻어맞는 경우가 있다. 정리가 잘 안 돼서 말이 나가는 때도 있다. 그러나 지도자라면 투명하게 자기 마음 속 얘기를 쉽게 드러내는 게 국민에 좋은 거다. 실수는 실수로 봐줘야만, 그 지도자가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자기의 의도를 드러낼 수 있다. 계속해서 시비를 걸고 하나하나를 가지고 공격하면 지도자가 말을 숨기고 정답을 찾아서 말을 하게 된다. 그거야말로 국민과의 소통을 방해하는 것이다. 손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사견을 전제로 말하면, 후보의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검증이나 평가가 없을 수는 없다. 이 또한 후보를 알기 위해서 보는 거다. 다만, 후보의 배우자나 자녀는 후보의 소유물이 아니다. 또 다른 인격체로서 독자성을 인정해줘야 한다.

△현재로선 부담을 안 준다고 말할 수 없다. 선거에 부담이 오고 있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모든 뉴스가 이쪽을 향하고 있어서 선대위도, 후보도 부담스럽지만 종국에는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본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네거티브가) 모든 국가적 의제를 다 삼키고 있는 걸 심히 우려한다. 안 그래도 국가의 역량이 사회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숱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지 않나. 성장둔화·빈부격차 심화·코로나 대응 부족까지, 국가가 사회 변화를 따라갈 수 없어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여기(국민의힘)나 저기(민주당)나 이런 걱정을 하는 쪽은 아무도 없고 그저 아들, 배우자 얘기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국가적 차원에서 토론을 하고 논의해야 할 의제를 정리하는 게 대선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데 그게 없어졌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 사면보다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가석방, 특히 한명숙 전 총리 복권에 더 무게를 뒀을 것이다.

△가장 먼저 얘기해야 할 부분은 일자리 문제다. 더 공정한 소득 분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균형,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균형. 남녀 간 균형 등 부분에서 일자리가 매우 중요하다. 부동산 문제도 있는데, 결과적으로 일자리와 연관이 돼 있다. 부동산 가격이 그냥 오르는 게 아니다. 통화량이 넘쳐나 쌓이는 돈이 부동산으로 흐르니 이런 양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 그 돈이 산업계로 흘러갔으면 일자리로 돌아왔을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가 전개되는 상황에 대응하는 것도 큰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