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 다가온 페이 후불결제..카드업계 부글부글
by김유성 기자
2021.03.18 03:00:00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곧 시작
고유영역 '침범' 카드사 "규제도 동일하게 하라"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카드업계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플라스틱 카드 사용은 줄고 스마트폰 기반 간편결제 사용 빈도가 갈수록 높아지기 때문이다. 카드사 고유 영역이었던 후불결제 시장마저 간편결제가 진출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페이를 상대로 후불결제를 인정해주기로 했다. 네이버페이는 이르면 다음달부터 개인별 한도 30만원까지 사용자들의 후불결제이 가능해진다.
네이버가 미리 결제금을 내주고 이후 정해진 결제일까지 사용자가 네이버페이 지갑에 현금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사들의 후불결제 방식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 핀테크사들도 연내 후불결제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방식은 네이버페이와 똑같다. 30만원까지 선결제하고 이후 충전하는 구조다.
가뜩이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카드사들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크다. 한국은행 ‘2020년 지급결제 동향’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2019년) 대비 0.3% 줄었다. 체크카드가 1.5% 증가했고 선불카드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힘입어 590.8% 늘었다는 점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IMF구제금융을 받던 1998년(-9.1%)이나 2003년(-22.2%)과 2004년(-26.8%)에도 신용카드 사용액은 줄었다고 하지만 2020년처럼 신용카드 홀로 감소세를 보였던 때는 드물었다.
카드 없는 결제 생활은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오프라인 결제에서 모바일 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 규모는 16.4% 증가한 반면 실물카드 이용 결제 규모는 7.4% 축소됐다.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빅테크의 금융업 진입에도 불구하고 기존 은행, 증권, 보험사 위상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반면 지급결제 부문은 실물카드가 간편결제로의 변화, 빅테크의 비중 증가 등으로 카드사들이 직접적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지급카드 종류별 이용 규모 (액수 : 10억원, 증감률 : 전년대비 %, 자료 : 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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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에 대한 가맹점 결제 수수료 인하 압력은 거세지고 있다.
이 수수료율은 2012년부터 카드사의 사업 원가(적격비용)를 기초로 3년마다 책정하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는 카드사의 수수료율을 낮추라고 줄곧 압력을 가해왔다.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적격비용 산출을 하는 올해(2021년)도 지난 2018년과 마찬가지로 수수료율 인하 압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영업자들의 사업 매출이 줄어든데다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저렴해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더욱이 카드사들의 2020년 이익은 대부분 증가했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가 늘었다.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065억원으로 같은 기간 19.2%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988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따라서 카드사들이 받을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력은 2018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강력한 가맹점 수수료 규제를 받고 있지만 빅테크의 간편 결제 수수료에 대해서는 규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핀테크사들에게도 동일한 규제를 가하거나,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규제를 줄여야 한다”면서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정보 집중에 따른 리스크를 모니터링하고 사전적인 규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