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벌백계보다 반성"…성착취물 만들고도 '최장' 3년형인 이유

by장영락 기자
2020.06.20 01:00: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또래 여학생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퍼뜨린 혐의로 기소된 여중생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양(16)에게 징역 장기 3년, 단기 1년 3개월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으로 피해자가 큰 정신적 고통을 겪거나 현재도 겪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피해 동영상이 유포된 이상 계속 불특정 다수에게 더 유포되거나 재생산될 우려가 있어 앞으로도 지속적 피해 발생 우려가 있다”며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피고인이 아직 인격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을 참작해도 피해자의 피해가 완벽하게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일벌백계의 대상이나 수단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더 반성할 시간을 갖는 것이 피고인의 장래에도 더 좋다고 판단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양에게는 징역 장기 3년, 단기 1년3개월형이 선고됐는데,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 평가에 따라 출소가 가능하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 선고가 가능하다. 소년법상 유기 징역형 최고형은 장기 징역 10년, 단기 5년이다.

A양은 모바일 게임을 하다 알게 된 또래에게 접근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양은 피해자에게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성착취물을 촬영하도록 강요해 수십개의 동영상, 사진 파일을 전송받은 뒤 이를 SNS 등을 통해 지인에게 유포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피해자의 인격을 파괴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줬다”며 징역 장기 9년·단기 5년을 구형했다.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요청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