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LCD 장비 발주에…국내 업체들 '때 아닌 호재'
by강경래 기자
2019.05.20 05:00:00
中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10.5세대 조단위 투자
디엠에스·베셀·제우스 등 계약, 탑엔지니어링 추가 수혜 전망
성숙기 LCD산업, 내수시장에선 이미 설비투자 사라져
반대로 '제조2025' 앞세운 中선 공격적 투자 지속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비오이(BOE)가 최근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건설에 따른 장비 발주에 나섰다. 이에 따라 국내 장비기업들이 비오이와 잇달아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비오이에 이어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업체들도 LCD 설비투자를 예정한다. LCD 설비투자가 꽁꽁 얼어붙은 내수시장과 반대로 중국에서는 투자 훈풍이 불면서 장비기업들은 ‘가뭄에 단비’를 맞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비오이는 우한 지역에 건설 중인 10.5세대 LCD 공장과 관련, 최근 이 공장에 쓰일 장비 발주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 디엠에스(DMS(068790))와 베셀(177350), 제우스(079370), 디에스케이(109740), 미래컴퍼니(049950) 등 업체들이 관련 장비를 수주했다. 우한시와 후베이성 장강경제벨트산업기금이 함께 투자한 비오이 우한 LCD 공장은 지난 2017년 12월에 착공한 후 공사가 진행 중이다.
10.5세대는 가로와 세로 각각 3370㎜와 2940㎜ 크기 기판을 다루는 공장으로 이곳에서는 50인치 이상 대형 TV용 LCD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우한 LCD 공장에는 자금이 수조원 투입될 예정이다. 비오이는 10.5세대 공장과 관련, 이미 월 12만장 규모로 가동 중인 허페이 공장과 합쳐 월 24만장을 양산할 방침이다.
비오이가 대규모 LCD 투자에 나서면서 디엠에스와 베셀, 제우스, 비에스케이, 미래컴퍼니 등 장비기업들의 수혜가 이어진다. 디엠에스는 비오이 우한 LCD 공장에 쓰일 장비를 올 들어 두 차례 걸쳐 총 970억원에 수주했다. 디엠에스는 세정장비와 현상장비, 박리장비, 식각장비 등 습식공정장비 분야에서 강세를 보인다. 특히 세정장비 분야에서는 수년째 글로벌 1위 자리를 이어간다.
베셀 역시 비오이와 총 423억원에 장비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베셀은 비오이 측에 모서리 연마장비(엣지그라인더)와 오븐장비, 인라인장비 등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제우스는 231억원, 디에스케이는 111억원, 미래컴퍼니는 79억원 규모로 비오이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디엠에스 등 이미 수주한 업체 외에 탑엔지니어링(065130) 등이 비오이와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탑엔지니어링은 액정분사장비(디스펜서)와 절단장비(커팅시스템) 등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비오이뿐 아니라 차이나스타 등 다른 중국 업체들 역시 조만간 LCD 장비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차이나스타는 10.5세대 LCD 공장과 관련, 선전 지역에 ‘T6’에 이어 ‘T7’ 공장을 구축 중이다. 에이치케이씨(HKC)는 쑤저우 지역에 이어 면양 지역에 8.6세대(가로·세로 각각 2250㎜·2600㎜) LCD 공장을 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CD시장은 이미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며 때문에 패널 가격도 하락세를 보인다”며 “이러한 이유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전방산업 대기업들은 투자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국은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제조2025’를 가동하면서 시황과 상관없이 LCD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며 “그동안 삼성·LG와 협력하면서 평판(레퍼런스)을 쌓아온 국내 장비기업들에겐 기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