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아이디어·열정 무장…중견그룹 2세 뛴다
by강경래 기자
2019.05.17 06:00:00
대명그룹 서준혁 부회장, 반려동물 신사업 등 주도
교원그룹 장동하 실장, '씨랩' 구축 등 변화 꾀해
웅진그룹 윤새봄 전무, 향후 코웨이 경영 합류 유력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 "4차산업시대, 참신한 변화 요구"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대명그룹은 올해 2월 강원도 홍천군 대명비발디파크에서 창립 4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춘희 회장과 서준혁 부회장 등 그룹 경영진을 비롯해 최주영 대명호텔앤리조트 대표, 서경선 티피앤이 사장, 이태일 대명건설 대표, 권광수 대명스테이션 대표 등 계열사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당시 행사는 서준혁 부회장이 직접 주재하며 관심을 모았다. 서 부회장이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행사를 직접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서 부회장은 대명그룹 창업주인 고(故) 서홍송 선대회장과 부인인 박춘희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2세다. 서 부회장은 대명호텔앤리조트를 글로벌 체인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비롯해 펫(반려동물)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는 등 최근 그룹 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명그룹은 서 부회장 주도 하에 현재 펫호텔 구축을 위한 부지 확보 등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펫음료 업체인 푸드마스터그룹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0%를 확보하기도 했다. 서 부회장은 밀레니얼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진행한 ‘리버스 멘토링’ 프로그램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그룹 내 직원들 간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준혁 부회장을 비롯해 장동하 교원그룹 기획조정실장, 윤새봄 웅진그룹 사업운영총괄 전무 등 중견그룹 오너2세들이 최근 그룹 경영 활동에 있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오너2세는 신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근무환경을 밀레니얼세대에 맞게 바꾸는 등 젊은 마인드로 그룹 내 새로운 바람을 불어놓고 있다.
교원그룹은 장평순 회장 외아들인 장동하 기획조정실장이 최근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동하 실장은 최근 그룹 내 협업을 위한 공간인 ‘씨랩’(C.LAB) 구축을 진두지휘했다. 서울시 중구 교원그룹 본사 8층에 위치한 씨랩은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연상케 하는 창의적 업무공간이다. 씨랩 내 ‘씨살롱’에서는 강연과 함께 공연, 좌담회 등 다양한 행사를 연중 언제든 열 수 있다. ‘스마트오피스’는 칸막이 없는 열린 공간에서 직원들이 각자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장 실장 주도 하에 4차산업시대에 걸맞는 창의적인 인재를 발굴하고 혁신적인 사고를 이끌어내는 작업을 한 것이다.
장 실장은 2012년 교원그룹에 합류한 후 구몬학습과 빨간펜 사업부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태블릿PC와 스마트펜을 활용한 ‘스마트 빨간펜’ 기획을 주도했다. 이후 적자가 이어졌던 교원라이프에 합류한 후 흑자로 전환하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장 실장은 현재 맡고 있는 그룹 기획조정실장 외에 교원라이프와 교원크리에이티브 대표도 겸한다. 장 실장은 2017년 말 열린 기자간담회에 장평순 회장과 함께 참석하면서 대외적인 행보를 공식화했다.
웅진그룹에서는 윤새봄 사업운영총괄 전무가 두각을 보인다. 윤석금 회장 차남인 윤 전무는 웅진케미칼 경영기획실장과 웅진씽크빅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특히 웅진그룹이 기업회생절차로 어려움을 겪었던 2014년 당시 기조실장을 맡아 그룹과 계열사 경영 정상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윤 전무는 향후 웅진씽크빅과 함께 그룹 양대 축을 이루는 계열사 웅진코웨이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윤 전무는 지난 3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웅진코웨이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 내 상시적인 업무에 종사하지는 않지만,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주요 회의에 참석해 안건 등을 심의할 수 있다. 하지만 윤 전무가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윤 전무가 웅진코웨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렇듯 중견그룹을 중심으로 최근 오너2세의 경영 참여가 활발한 것은 최근 도래한 4차산업시대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4차산업시대를 맞아 참신한 사고와 지식, 새로운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젊은 2세 경영자들의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세대가 일궈온 기업을 다음세대가 이어받는 과정에서 더 좋은 기업으로 만드는 것은 개별기업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쟁력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