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정용기 "여당은 갈라치기가 총선 전략..역사에 죄 짓는 것"

by김미영 기자
2019.03.11 05:00:00

취임 후 석달 “文정부 악정에 정신없이 지나”
“우리당이 우경화? 文정부 좌경화돼 ‘착시’”
“바른미래 포함한 우파통합으로 총선 승리하겠다”
‘투명·유능·따뜻·로하스 보수’ 지향성 다듬어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 인터뷰.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11일로 취임 후 딱 석 달을 맞았다. 정 의장은 지난 6일 국회 당 정책위의장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4대 악정, 안보·경제·정치·비리악정 때문에 정신없이 석달이 지나가버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저만 정신이 없었겠나, 국민들은 또 얼마나 정신 없고 괴로웠겠나”라면서 강력한 대여 정책투쟁의 의지를 다잡았다.

2.27 전당대회 전후로 제기된 당의 우경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정 의장은 “물리학의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사회현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권력을 가진 자들에 의해 급속하게 좌경화됐기 때문에 제자리에 있는 우리 당이 오른쪽으로 간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마디로 ‘착시’란 얘기다.

문재인정부를 겨냥해선 “좌경화를 경계하는 국민이 굉장히 많다”며 “‘전환시대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86그룹, 어설픈 운동권들이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정 의장은 “저쪽(여권)은 갈라치기가 총선의 전략 같다. 이념 지형으로 갈라치기해서 지지그룹에 사람을 붙이려 한다. 정치인으로서, 집권세력으로서 역사에 죄악을 짓는 것”이라며 “정치의 근본 목적은 공동체 통합”이라고 역설했다.

카운터파트인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의 소통 기회가 적다는 아쉬움도 표했다. 작년 연말 취임한 정 의장은 당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과는 지난해 마지막 본회의에서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등을 함께 처리했지만, 이후 국회가 교착상태를 벗지 못하면서 조정식 의장과는 호흡을 맞춰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는 “조정식 의장과는 국회 국토교통위 활동도 같이 했는데도, 의장 취임 후 최저임금 주휴수당 제외 문제나 탄력근로제 등을 놓고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며 “여당에서 원하는 중점처리법안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고 고개 저었다.



‘우파 재건’ 필요성을 주창해온 그는 황교안 대표 체제의 우선적인 과제를 ‘우파 통합’으로 규정했다. 이어 “황교안 지도부에서 우파통합을 하고 나면 정부의 좌경화 노선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들이 다 연대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도 새 지도부의 이러한 역사적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파통합에 있어선 바른미래당 내 보수 정치인들도 통합대상으로 지목했다.

한편 재선 국회의원인 정 의장은 당직자 출신으로 정치권 바닥부터 훑으며 한 단계씩 밟아올라온 정치인이다. 정치인생은 어느덧 29년째 접어들었다. 1991년 민주자유당 공채1기로 정계 입문해 16대 대선 때엔 이회창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대선 후보를 도왔고, 대전 대덕구청장도 두 번 역임했다.

취임 후 그는 국회본청 집무실에 정치인으로서 추구해왔고, 의장으로서도 좇을 목표들을 정리해 걸어뒀다. △투명한 보수 △유능한 보수 △따뜻한 보수 △로하스 보수다. 로하스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생활방식’(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le, LOHAS)을 가리킨다.

정 의장은 “총선공약의 방향이 될 것”이라면서 “올 상반기까지는 국민을 괴롭게 하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중단시키기 위한 싸움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이후엔 방향성을 더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가장 가려워 하고 괴로워 하는 부분을 정책에 담아야 한다”며 “늘 민심 동향에 안테나를 세우고 정책을 다듬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