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 이상 빠진 증시…개미들 ‘잊고 싶은 한해’

by박태진 기자
2018.12.27 05:30:00

코스닥 900→600선까지 추락..코스피 한때 2000선 무너져
검은 10월 2000선 깨지기도..삼성전자 4만원 깨져
경협·보물섬 등 테마주 널뛰기에 개인 피해 키워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연초에 샀던 바이오주와 남북경협주가 3월로 접어들면서 급등하길래 이제 돈 좀 버나 했는데 한 달쯤 지나니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러나 갈수록 낙폭이 커지면서 가지고 있던 다른 종목 포함해 5000만원 정도 손해를 봤습니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5년 전부터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35)씨는 요즘 증시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 주식투자로 이렇게 손실을 본 게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는 정말 잊고 싶은 한해가 될 것 같다며 푸념했다.

연초만 해도 코스피가 3000선까지 갈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 일색이었지만, 국내 증시는 올 들어 고점대비 20%넘게 폭락하며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 부품 꿈을 안고 주식투자에 나섰던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에 울상이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31% 하락한 2028.0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9일 올해 장중 고점(2607.10)을 찍었을 때보다 22.21%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0.60% 하락한 665.74에 거래를 마쳐, 1월 30일 기록한 올해 고점(932.01)보다 28.57%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검은 달’로 불렸던 10월에는 코스피지수 2000선이 붕괴되면서 그야말로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10월 한달간 외국인이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 4조6000억원 가량 순매도할때 개인은 1조7500억원 순매수하면서 매물을 받아냈다. 그 이후에도 증시는 내리막길을 걸어 개인투자자들은 결국 저가매수가 아닌 떨어지는 칼날을 잡은 격이 됐다.

코스피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는 액면분할을 통해 국민주로 탈바꿈했지만, 주가는 영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7조5749억원의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내고도 실적 고점 및 반도체가격 하락 우려 등으로 주가가 연초 5만원에서 현재 3만원대로 떨어졌다. 돈스코이호로 대변되는 보물섬주 등 테마주가 기승을 부린 가운데 이에 편승한 개인투자자들은 허상만 쫓다가 손실을 입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공모주 시장에서도 눈에 띌만한 대형 종목들이 사라져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 1분기에 대북관련 주식들이 급등했고, 2분기에 바이오주들이 급등하면서 상반기 주식시장이 좋은 것처럼 착시를 줬을 뿐 시황이 좋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개인투자가들이 피해를 입은 이유 중 하나는 깡통 테마주에 투자했기 때문인데 테마주는 기업가치, 펀더멘털 등을 평가하기 어려워 10번 중 9번은 수익을 올렸더라도 1번 투자실패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