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지섭 기자
2018.09.05 01:00:00
바이오시밀러 경쟁 심화 우려 “초기 수익률 제한적”
바이오시밀러 가격 최대 66% 인하 ‘치킨게임’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신약 개발 박차
[이데일리 강경훈·김지섭 기자] “바이오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
서정진 셀트리온(068270) 회장은 올 초 미국 바이오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 바이오신약 회사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서 회장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이 국내에서 태동하기도 전인 지난 2002년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12년 업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출시하는 등 현재 이 분야 글로벌 ‘퍼스트무버’(선도자)로 자리 잡았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착수, 최근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 치료 바이오신약(CT-P27)의 임상2b상을 마쳤다.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신약을 ‘제2의 반도체’로 규정하고 최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은 2011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를 설립하고 이듬해 바이오의약품·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출범했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베네팔리’를 포함해 현재까지 업계 최다인 4종의 바이오시밀러를 상용화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수년간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급성췌장염 치료 바이오신약에 대한 임상1상에 돌입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진출해 글로벌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과거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점차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총 28종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끝나고, 같은 기간 미국·유럽에서 승인을 기다리는 바이오시밀러 수만 64개에 달하는 것.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약보다 50% 이상 싼 가격이 무기다. 하지만 최근 노바티스·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이 잇달아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경쟁도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과거 핸드폰 시장 1위였던 노키아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하지 못해 잊혀졌다”며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바이오신약으로 주력을 전환해야만 미래를 준비하고 글로벌 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 2016년 2220억달러에서 연평균 9.4% 늘어나 2021년에는 34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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