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잠 꾸러기 여성, 풍치 발병 위험 높아 주의
by이순용 기자
2018.09.04 02:59:29
[고광욱 파주 유디치과의원 원장] 잠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약해져 치아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필요 이상 잠을 많이 자는 여성의 경우 치주염(풍치)에 걸릴 위험이 높다. 실제 박준범 서울성모병원 치주과 교수와 한경도 가톨릭의과대학 박사, 박용문 미국 국립보건원 박사팀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19세 이상 1만 4675명
(여성 8558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치주염의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한 결과, 여성은 수면시간이 길수록 치주염의 빈도가 높았다.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여성과 비교할 경우 수면시간이 6∼8시간인 여성은 치주염이 발병할 확률이 1.29배, 수면시간 9시간 이상은 1.45배로 높았다. 임신 중인 여성은 호르몬이 자궁 내벽을 유지하고 혈액순환을 증가시키는 기능을 해 출산까지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하지만 폐경기에는 난소가 기능을 하지 못해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한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가 수면에 영향을 주면서 치주염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치주염은 치아 주변 잇몸과 치주인대, 치조골 등에 병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아 주위 조직이 바람 든 것처럼 붓고 피가 난다고 해서 풍치라고도 한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양치할 때마다 피가 섞여 나오고 음식을 섭취할 경우 피 맛이 느껴진다면 초기 증상을 의심해야 한다. 또한 염증이 심해져 잇몸 뼈가 점점 녹아 없어지면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이 녹아 치아의 뿌리가 드러나면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치주염은 치태라고 부르는 음식 찌꺼기가 주요 원인이다. 음식을 섭취한 뒤에 미세한 음식 찌꺼기들이 침과 혼합해 치아와 잇몸 사이의 공간에 남게 되고, 이러한 치태는 부패한다. 치태와 세균이 뒤섞여 치아 표면에 얇은 세균막을 형성하는데, 이 세균막이 치아와 치아 주변 조직에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킨다.
치태와 치석이 치주질환의 주요 원인인데, 이것이 잇몸의 가장자리 정도에만 분포하는 경미한 치주질환에는 스케일링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치태와 치석이 잇몸 속까지 깊이 침착된 경우 잇몸을 마취하고 치석을 긁어 내는 도구를 잇몸 속으로 깊이 집어 넣어 치아 뿌리 주변을 깨끗하게 하는 ‘치근활택술’로 치료해야 한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있는 치태를 깨끗이 제거하는 것이 치주염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칫솔이 작고 칫솔모가 부드러운 것으로 치아 뒤쪽까지 칫솔질을 하고,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형성된 치석은 칫솔질만으로는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 1년에 1~2회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