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하영 기자
2018.08.06 05:00:00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동문선배 초청…학생과 토크콘서트
“원하는 직무별로 학생 묶는 취업동아리 매년 30개 운영”
예체능 학과까지 산업계 자문위원 배치 대학교육에 반영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학생들의 질문은 거침이 없었다. 취업을 준비 중인 학생들이 직장인 선배로부터 듣고 싶은 정보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던 자리였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가 올해로 5년째 열고 있는 ‘취업성공 공감톡톡’을 지켜본 대학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 5월 30일 열린 올해 행사에는 현대자동차·포스코·SK하이닉스·네이버·KT 등 15개 기업에 취업한 동문 선배 16명이 참석했다.
직장생활 10년차 이하의 선배들의 방문에 재학생 150명이 몰려들었다. 학교 측은 행사 전 학생들이 솔직하게 질문할 수 있도록 게시판에 포스트잇으로 미리 질문을 써 붙이게 했다. 진행자는 이 중 하나씩을 뽑아 선배의 솔직한 답변을 이끌어 냈다.
신성용 한양대 에리카 커리어개발센터장은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야근을 많이 하는지, 휴가는 눈치 안 보고 갈 수 있는지, 실제 연봉은 얼마나 받는지 등이었다”며 “학생들이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질문할 수 있도록 포스트잇으로 질문을 받았더니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질문을 받은 선배들은 자신이 겪는 직장 생활을 가감 없이 설명했다. 학생들로선 취업 동아리나 스터디그룹을 통해 막연하게 듣던 직장생활의 정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다.
공대 2학년 재학 중인 최정훈(가명)씨는 “아직 대학 저학년이다보니 실제 취업해 직장에 다니는 선배들과 깊은 얘기를 나눌 기회가 적었다”며 “평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고 이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에리카의 취업 지원은 학생 개개인의 진로에 맞춰져 있다. 1년에 30여개팀이 운영되는 취업동아리도 마찬가지다. 커리어개발센터가 품질관리·마케팅·설비직군 등 직무별 동아리를 꾸리면 학생들은 선호 직종에 따라 동아리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지난 학기에는 모두 17개의 동아리에 재학생 163명이 참가했다. 특히 올해는 경상대학과 응용수학과에서 항공사채용·암호분야를 제안해 관련 동아리가 꾸려졌다. 취업동아리에서 학생들은 희망 직무가 같은 친구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나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신성용 센터장은 “원하는 직무가 같은 학생들을 묶어주고 거기에 적합한 컨설턴트를 매칭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학기 동안 모두 10차례 정도 모임을 이어가면서 심도 깊은 취업상담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 에리카는 △비전설계(1학년) △취·창업을 위한 진로탐색 △취·창업을 위한 역량계발 등 3학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진로탐색 과목을 운영 중이다.
신 센터장은 “1학년 때는 대학생활의 적응을 돕고 미래 비전을 생각토록 하는 게 목표”라면서 “2학년 때의 진로설계는 학생 개개인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통해 희망 직무를 찾도록 하고 이에 따른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양대 에리카는 47개 학과(전공)별로 산업계 자문위원을 두고 있다. 산업계 요구를 담은 전공 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해서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산업계 자문위원이 이공계에 국한되지 않고 언론정보대학·국제문화대학·디자인대학 등 인문·사회과학·예체능계열까지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이재복 학생처장은 “모든 학과별로 산업계 자문위원이 7~8명씩 배치돼 있다”며 “기업에 재직 중인 이들은 학과별로 교육과정을 구축할 때 대학 교육과 산업현장이 동떨어지지 않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한양대 에리카는 학생들이 선배와 만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올해까지 매년 한 차례만 개최했던 ‘취업성공 공감톡톡’ 행사를 내년부터 두 차례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성용 센터장은 “최악의 청년 취업난을 겪는 요즘 학생들은 대규모 특강이나 취업캠프는 꺼려한다”며 “앞으로도 취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동문 선배와 만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