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준의 Research Lab]4차 산업혁명의 총아 ‘스마트시티’②

by박형수 기자
2018.04.16 00:00:00

[남동준 텍톤투자자문 대표] 전 세계에서 진행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600개 이상입니다. 미국은 2013년부터 ‘스마트 아메리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매년 예산 수천억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2015년 향후 10년간 500여개의 스마트시티 건설에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암스테르담과 바르셀로나가 돋보입니다. 암스테르담은 2014년 세계 최초로 태양광 자전거 도로를 선보였고 레이더 센서를 통해 자전거 사고를 방지하는 ‘바이크 스카우트’ 시스템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200개 이상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센서를 이용해 주차공간을 알려주는 스마트 주차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민간기업의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는 지난해 11월 8000만 달러를 초기 투자하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발표했습니다. 미국 애리조나주의 사막 한가운데 8만가구가 거주하는 신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도시는 5세대(5G) 네트워크망과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3D 프린팅 제조공장 등이 들어서며 스마트시티의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구글 또한 캐나다 토론토시의 폐 항만 지역을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에릭 슈미트 전(前) 이사회 의장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의 모든 기술을 투입하여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발빠르게 변화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수준의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범사업을 추진중입니다. 올해 1월 세종 5-1 생활권과 부산 에코델타시티를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하고 조성사업에 착수했습니다. 또한 올해 하반기에는 지자체와 민간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범 프로젝트를 추가로 선정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모델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우선 빅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 허브를 만들고 이를 통해 각종 상황에 대해 실시간 감지, 분석, 대응을 하는 운영 시스템을 도시 계획단계부터 준비합니다. 태양광 발전 등 개별 주체가 생산할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가 적극 권장되고, 효율적인 전력 관리를 위한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휴 전력을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세종은 자율주행에, 부산은 지능형 수자원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여 2021년까지 입주할 수 있는 실질적인 스마트시티를 구현한다는 계획입니다.

스마트시티라는 주제는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1990년대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도시의 생산성을 높이는 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 정부의 빈약한 지원 등을 이유로 성과는 지지부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U-City 사업을 실시했으나 참여업체의 규모가 영세하고 건설 인프라가 중심이 되는 등 경제적 효과가 미미했습니다.

분위기는 지난 2016년 인공지능(AI) 등장과 함께 급변했습니다. 전세계는 빅데이터와 AI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관련 기술과 디바이스들을 쏟아 내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스마트시티에 대한 논의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많은 양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도시를 최적화한다는 스마트시티의 ‘이상’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시점이 다가온 것입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교통, 리테일,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효율이 극대화되는 스마트시티. 도시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앞다투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하급수적인 성장의 변곡점이라 판단됩니다. 우리는 앞으로 10년간 변화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스마트시티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