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강국 이렇게]①6260만원 vs. 1억2700만원?

by김혜미 기자
2013.07.24 06:00:00

韓 소프트웨어엔지니어 처우, 美에 크게 못미쳐
잦은 주말·초과근무 등도 계속 지적..개선 안돼

[이데일리 김혜미 김상윤 기자]연봉으로 6260만 원과 1억27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느 곳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까. 당연히 누구나 두 배를 받을 수 있는 후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전자는 삼성그룹의 책임급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균 연봉이고, 후자는 페이스북 미국 본사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평균 연봉이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실현계획에 소프트웨어 인재육성이 큰 줄기로 들어갔지만 현재 한국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 격차는 좁히기 힘들 만큼 크게 벌어져 있다. 미국 취업사이트 글래스도어닷컴에 따르면 미국 내 평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연봉은 7만3100달러(한화 약 8166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네트워크 장비업체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으로 11만4339달러(한화 1억2770만원)를 지급했으며 페이스북은 11만4238달러(1억2760만원), 구글은 11만3098달러(1억2630만원)를 지급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오라클과 야후도 각각 10만4699달러(1억1690만원)와 10만2721달러(1억1470만원)로 10만 달러 이상을 지급했다.

자료: 글래스도어닷컴




반면 한국 기업들의 경우는 미국 기업의 연봉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5월27일 기준 삼성그룹과 LG전자(066570)의 책임급 엔지니어 평균 연봉은 각각 6260만원과 5670만원 수준이었다. 모토로라 코리아의 경우는 5530만원, NHN(035420)의 경우는 4510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그나마도 대기업은 나은 편이지만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또는 지방으로 내려갈 수록 연봉 수준은 더 내려간다.

국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높은 업무 강도는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잦은 초과 근무와 주말근무는 물론 그에 대한 보상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비단 영세한 중소기업 만의 일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은 물론 IT 관련 학과 졸업생들의 타 직종 취업도 잦은 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12년 발표한 ‘IT전문·융합인력 실태분석 및 전망’자료에 따르면 IT학과의 전공과 직업 일치도는 대학 평균보다 상당수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전체적으로 60.5%의 일치도를 보였지만, IT학과는 47.9% 정도로 절반에 못미쳤다.

이 같은 점을 개선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거 양성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구호에 그칠 수 밖에 없다. 김대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현재 IT업종은 3D 업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일요일도 일하고 밤 늦게까지 일하지만 월급이 지나치게 낮은 편”이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 고급 인력들이 몰리는 것은 그 만큼의 대우를 해주는데다 벤처를 창업해 인수합병(M&A)이 되면 돈을 많이 벌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