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색 낸 보험사들 약관대출 가산금리는 요지부동

by김보경 기자
2012.08.21 06:10:00

23개 생보사 중 13개사 은행보다 2배이상 높아
최고금리 낮아졌지만 혜택 극소수
금감원 "연구용역 결과 나오면 개선안 마련"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최근 교보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들이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의 최고금리를 낮췄지만, 전체 약관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마진을 감수하겠다’며 생색을 냈던 최고금리 인하는 전체 고객의 0.1% 정도만 혜택을 보고, 대다수 보험계약자는 본인이 받을 보험금을 담보로 제공하고도 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대출금리를 부담해 빈축을 사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3개 생보사 중 절반이 넘는 13개 보험사가 약관대출에서 은행보다 2배 이상 높은 2.5~3.0%의 가산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관대출은 보험 해약 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상품이다. 가입된 보험의 예정이율에다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가 정해진다. 해약 환급금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는 만큼 보험사 입장에선 부실위험이 전혀 없다. 은행은 비슷한 상품인 예·적금 담보대출에 1.25%의 가산금리만 붙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초부터 보험사들에 은행 수준으로 가산금리를 내리라고 권고해왔다. 지난 4월에는 삼성생명 등 대형사가 6월에는 중소형사들이 차례로 가산금리를 내렸지만, 인하 폭은 0.3~0.5%포인트로 기대치인 1.0~1.5%포인트 수준에 턱없이 못 미쳐, 아직도 은행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앞서 교보생명과 흥국생명, 알리안츠생명은 오는 9월과 10월에 걸쳐 13.5%인 최고금리를 10.5~11.5%로 2~3%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혜택은 예정이율이 10%를 넘는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로 극소수에 불과하다. 최고금리 인하로 생색을 냈던 이들 보험사의 가산금리는 교보생명 2.6%, 흥국생명 2.9% 알리안츠생명 2.5%로 다른 생보사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금감원도 가산금리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최고금리 인하와는 별개로 약관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계속 유도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역마진을 이유로 계속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가산금리 책정 타당성에 대한 현장조사결과와 미국과 일본 사례 등이 담긴 연구용역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중으로 개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말 기준 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44조 4000억 원으로 보험사 가계대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kim@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