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스마트폰 大戰...결국 승자는 애플?
by김재은 기자
2010.11.04 10:37:00
무디스 투자부담 잇단 경고..국내 이통사 악영향
판매 늘지만 재무구조 악화..미국선 판도 변화 예고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03일 14시 56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그야말로 스마트폰 대전(大戰)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블랙베리, 갤럭시S 등이 이동통신시장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스마트폰이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을까. 무디스는 지난달 스마트폰 부진 영향에 노키아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고,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사에게도 수익성 악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결국 애플 아이폰이 최후 승자가 될 것인가. 올 3분기 애플은 141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블랙베리 림(RIM)과 소니 에릭슨을 제치고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무디스는 최근 국내 이동통신회사에 잇따라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무디스는 작년 12월 SK텔레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의 국내 이통사 등급은 SK텔레콤 A2(부정적), KT A3(안정적), LG유플러스 Baa3(안정적) 등이다.
마진율을 기준으로 한 SK텔레콤의 등급은 Baa이고, KT와 LG유플러스는 Ba와 B등급 수준에 머문다.
무디스는 지난 1일 SK텔레콤(017670)에 대해 "1조원의 대규모 투자가 단기적으로 회사의 잉여헌금흐름(FCF)을 제한하며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오픈소스 모바일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무디스는 "포화상태에 이른 한국 이동통신 시장은 통신 3사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이익률과 자산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조원의 비용은 올해 SK텔레콤의 총 설비투자금액(17억달러)의 절반이어서 뛰어난 유동성과 금융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지난 8월에도 요금인하를 통한 스마트폰 판매 경쟁과 설비투자 확대가 이동통신회사 신용등급에는 명백히 부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크리스 부대표는 "이통사들이 설비투자로 충분히 수익을 내고,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회복하기 전까지 신용등급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12~18개월동안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둘러싼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8월 현재 미국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 중 32%가 안드로이드폰을 택했고, 블랙베리폰과 아이폰 구매 비율은 각각 26%, 25%였다. 아이폰이 3위에 그친 것이다.
구글의 안드로이드폰이 빠르게 추격해오자 애플은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2위 이통사업자인 AT&T를 통해 독점 공급해오던 아이폰을 내년 초부터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에게도 공급키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AT&T 연매출의 14%를 차지하며, 무선사업부를 거의 혼자 일으킨 아이폰의 독점 계약 소멸로 인해 AT&T는 내년 200만명의 이용자, 20억달러의 수익감소를 겪게 될 것"이라며 "AT&T의 미래 현금흐름에 압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AT&T의 연간 수익(1230억달러)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손실이 크지 않지만, 내년 4G와 LTE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에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 수익성을 유지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또 "AT&T와 버라이즌의 스마트폰 점유율 매치가 시작된다면 버라이즌은 1500만명 가량을 스마트폰 이용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버라이즌에게는 큰 플러스 기회요인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석채 KT(030200)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향후 스마트폰 비중이 7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누구나 탐내는 상황. 하지만 경쟁적인 시장점유율 상승과 판매 확대가 관련 업체들의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10월까지 285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당초 목표치인 330만대를 넘어 370만대까지도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3분기 SK텔레콤의 영업익은 5190억원으로 전분기와 전년동기에 비해 모두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아이폰 열풍을 몰고 온 KT 역시 3분기에 예상을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에 따른 본격적인 수익 기여는 최초 스마트폰 판매이후 6분기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 1분기를 본격적인 스마트폰 판매시점으로 잡는다면 내년 2분기 이후부터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 효과가 수익성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통 3사의 재무지표는 나빠지고 있다.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EBITDA는 우하향 추세를 기록중이다.
6월말 기준 KT의 총차입금은 8조5000억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032640)도 각각 4조6000억원, 2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말에 비해 KT는 65%, SK텔레콤 61%, LG U+ 212%나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6월말) 영업익보다 광범위한 수익개념인 EBITDA는 KT 2조8000억원, SK텔레콤 2조600억원, LG U+ 1조2900억원이었다. 스마트폰 경쟁이 본격화한 올 상반기 이통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눈에 띄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경쟁심화, 정부 정책에 따른 요금인하 등에 따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정체는 가입자 증가세 둔화와 함께 통신서비스산업 성장 정체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다만 스마트폰의 급속한 확산 등으로 무선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되며 기존 서비스부문의 성장정체를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어 아이폰이든 갤럭시S든 이통사에 기여하는 정도는 비슷하다"며 "결국 스마트폰 판매량과 향후 설비투자 부담의 대응력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SK텔레콤과 KT의 국내 신용등급은 최고인 AAA(안정적)이며, LGU+는 AA-(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