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한나 기자
2009.05.05 09:30:00
재료와 심리, 수급 등 증시여건 `So Hot`
"더 간다, 조정시 매수" vs "한계 있을 것"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새 달에도 코스피의 전력질주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달 연중 최고를 기록하며 기분좋게 한달을 마감했던 증시는 이번달 첫 거래일에도 껑충 뛰어오르며 산뜻한 출발을 나타냈다.
유동성과 펀더멘털, 외국인 매수 등 증시를 둘러싼 여건이 이전보다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지수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게 형성되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올랐다는 사실 말고는 주가 발목을 잡을 만한 요인이 없어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시중에 풀린 자금은 여전히 많고 월말을 거치며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줄줄이 경기바닥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어닝시즌을 넘기며 기업들의 실적이 최악을 벗어났다는 점을 확인한 것도 강세 요인. 실적장세를 마무리하고 있는 금융사들 역시 예상을 웃도는 성적표로 투자자들을 흥분시키는 중이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에 실적과 펀더멘털에 받쳐주면서 주가 상승동력이 충만한 상황"이라며 "주가 상승속도가 빠르다는 것 외에는 악재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수 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우호적이다. 외국인은 지난 사흘간 1조원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IT와 금융주 등 대형주 위주로 비중을 늘리며 주가 상승폭을 키우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보다 긍정적인 점은 당분간 외국인의 주식 매입이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는 것. 지난달 이후 꾸준한 매수가 계속됐지만 시총 비중은 여전히 30%에 못 미치고 있고, 아시아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도 비우기보다는 채울 여력이 더 많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주상철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연간 순매수를 기록한 해를 보면 통상 10조원 이상 사들였다"며 "올들어 외국인이 4조원 이상 순매수했지만 그동안 많이 팔았던 것에 비하면 아직 비중을 늘렸다고 볼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번달 증시가 지난 두 달 간 상승세를 이어 한단계 더 높은 레벨로 뛰어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연장선상에 놓인다. 증시 진입을 노리는 자금이 풍부하고 그런 자금들에 확신을 심어줄 만한 지표와 실적이 잇따르고 있으며 국외 투자자들 역시 국내 주식을 매력적으로 여기고 있다.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여건인 것.
전문가들은 이달 증시가 1400~1500선을 무난히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기사: `높아진 눈높이`..코스피 전망치 "올려 올려")
김성노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에서 경기가 V자형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기는 다소 이르지만 랠리장세가 끝났다고 보기도 어려운 시점"이라며 "작년 빠르게 추락했던 만큼 속도감있는 반등이 나올 수 있으며 상반기중 1500선까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탄력이 다소 완만해질 수는 있지만 상승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나 GM 문제 등 불확실성 요인들로 조정받을 수 있겠지만, 기본적인 투자전략은 여전히 `조정시 매수`"라고 말했다.
우려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국내 증시가 이미 두달 연속 빠르게 상승해 온 터라 가격 부담이 상당해졌고, 추가 상승이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기업이익 전망치가 개선될 경우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질 수 있지만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전망은 이미 충분히 낙관적"이라며 "조정이 있더라도 다시 상승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코스피가 4월말 수준보다 크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