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낙폭 축소..`긴급 금리인하`

by전설리 기자
2008.01.23 02:22:00

연준, 기준금리·재할인율 75b씩 긴급 인하
부시 "경기부양책 확대 배제 안해"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22일(현지시간) 폭락세로 출발한 뉴욕 주식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로 낙폭을 축소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앞서 일본과 독일 증시가 이틀새 10% 이상 폭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가까운 폭락 장세를 연출하자 장 초반 다우 지수가 46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는 등 폭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연준이 긴급 금리인하 조치에 나서면서 패닉에 빠졌던 투자 심리가 다소 진정됐다. 백악관이 지난 주 발표한 경기부양책보다 광범위한 부양책을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일조했다.

연준은 이날 긴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75bp씩 전격 인하했다.

연준은 금리 발표 직후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전망이 약해지고 경기 하강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며 긴급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오전 11시4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912.74로 전일대비 186.56포인트(1.54%)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85.82로 54.20포인트(2.32%) 내렸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02.24로 22.95포인트(1.73%) 밀렸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2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85센트 하락한 89.72달러를 기록중이다.



연준은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자 긴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4.25%에서 3.5%로 75bp 내렸다. 재할인율도 종전 4.75%에서 4%로 75bp 낮췄다.



연준은 금리 발표 직후 내놓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전망이 약해지고 경기 하강 리스크가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긴급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단기 자금시장의 긴장은 다소 완화됐지만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으며 일부 기업과 가계의 신용 상황이 더욱 빠듯해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 경제지표들은 주택시장 침체가 심화되고 고용시장도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연준은 "경기 하강 리스크가 상당하다"며 "향후에도 금융 시장과 다른 요인들이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필요한 시의적절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향후 수 분기 동안 완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의 진행 상황도 주의깊게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았다. 윌리엄 풀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현 상황이 내주 예정된 정기 FOMC 이전의 정책적 결정을 정당화할 수준이 아니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프레드릭 미시킨 연준 이사는 위원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BOA와 와코비아(WB)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각각 3.4%, 1.3%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2위 은행인 BOA는 이날 4분기 순이익이 2억6800만달러(주당 5센트)로 전년동기 52억6000만달러(주당 1.16달러) 대비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8센트도 하회한 수준이다.

BOA는 4분기 52억8000만달러 규모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자산를 상각 처리했다고 밝혔다.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도 모기지 손실과 대손충당금 확대로 4분기 순이익이 98% 급감했다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을 강등당해 신용 위기를 재부각시킨 채권 보험사 암박 파이낸셜(ABK)은 4분기 32억6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으나 매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33.9% 급등했다.
 
암박 파이낸셜은 "당면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몇몇 잠재 파트너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암박 파이낸셜은 이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등을 발행할 수 없는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매각을 추진중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존슨 앤 존슨(JNJ)은 달러 약세로 4분기 순이익이 9.5% 늘어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1.1% 내렸다.

야후(YHOO)는 감원 전망 보도로 3.3% 하락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야후가 전체 인력의 5%에 해당되는 700명의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유통주들은 샌포드 C. 번스타인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오름세다.
 
홈디포(HD)가 8.5%, 로우스(LOW)가 7.9%, 베드 베스 앤 비욘드(BBBY)가 5.1% 상승했다.
 
샌포드 C. 번스타인의 이날 이들 업체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 조정했다. 콜린 맥그라나한 애널리스트는 "유통주가 싼 가격대에 있다"며 "경기가 후퇴 일로에 들어선다 해도 유통주의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