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랠리..버냉키+부시 `앙상블`

by전설리 기자
2007.09.01 06:25:25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31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강세로 마감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재차 확인하면서 투자 심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여기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타격을 입은 주택 보유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호재가 겹쳤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연설을 통해 "금융 시장의 혼란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지지했다. 7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연율 1.9%를 기록, 3개월 연속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정권내에 머물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357.74로 전일대비 119.01포인트(0.90%)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96.36으로 31.06포인트(1.21%) 올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16.35포인트(1.12%) 오른 1473.99에 마쳤다.

주식시장이 랠리를 펼치면서 국채수익률은 상승세를 나타냈다.(가격 하락)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4.53%로 전일대비 2.5bp 상승했다. 연준(FRB)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국채 2년물 수익률은 3.8bp 오른 4.13%로 마쳤다.

국제 유가는 대서양 허리케인 예보로 4주래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56센트(0.8%) 오른 73.92달러에 마감했다. 주간으로는 4% 상승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미국 와이오밍주 휴양지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연준은 주택경기 침체가 소비와 경제 성장 둔화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필요하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금융 시장의 혼란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기능 정상화를 위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필요하면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한편 "중앙은행은 잘못된 투자판단에 따른 결과로부터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을 보호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 시장의 동요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책 결정에 있어 이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의 연설 이후 월가에서는 연준이 내달 18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더욱 세를 얻어가는 분위기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서브프라임 모기지 주택 구입자들의 상환을 돕기 위해 연방주택국(FHA) 보증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지원책은 저소득층 체납자들을 위한 보증을 확대함으로써 주택차압(foreclosure)을 줄이고, 리파이낸스를 원활하게 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또한 리파이낸스를 지원하기 위한 세제 혜택 등을 포함한 개정 방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투기자(speculator), 또는 감당할 수 없는 집을 구매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아울러 "금융 시장이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금융 시장의 동요를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견조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부시의 모기지 지원책 발표로 금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시티그룹(C)이 1.4%, JP모간 체이스(JPM)가 1.2% 올랐다.

미국 모기지 업체인 아크레디티드 홈 렌더즈(LEND)가 론스타 펀드가 다시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43.4% 치솟았다.

론스타펀드는 이날 아크레디티드 인수금액으로 2억1400만달러(주당 8.50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호조로 장중 오름세를 기록했던 세계 2위 PC 제조업체 델(DELL)은 0.7% 하락한 채 마감했다.



한편 내달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안정권 내에 머물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였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변동성이 심한 유가와 식료품을 제외한 7월 근원 PCE 물가지수가 연율 1.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근원 PCE 물가지수는 3개월 연속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정권내에 머물렀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가운데 7월 개인소득과 소비지출 지표는 견조했다. 개인소득은 0.5% 증가, 월가 전망치인 0.4%를 웃돌았다. 소비지출 증가율도 0.4%로 전망치인 0.3%를 상회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7월 공장주문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지표인 자본재 주문 증가에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나타냈다.

상무부는 7월 공장주문이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3.3%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8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PMI)도 전월의 53.4에서 53.8로 상승,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확장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신용 경색에 따른 금융 시장 동요 여파로 미국의 소비 심리는 1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학은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3.4로 1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 90.4에서 크게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