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류의성 기자
2006.05.01 10:15:00
동영상 무료이용 가능..신규 다운로드 300%이상 급증
전통미디어-뉴미디어 경계없애..방송委 규제여부 변수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인터넷에서도 TV처럼 영화와 드라마 뉴스 스포츠경기를 즐길 수 있는 그래텍의 곰(GOM)TV가 지난 4월29일 개국 1달을 맞이했다.
인터넷과 연결된 곰플레이어만 실행하면 다양한 동영상을 즐길 수 있고, 특히 영화 채널에서는 100편의 영화를 무료로 제공해 업계와 네티즌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금까지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려면 P2P(개인간 파일 공유)를 통해 불법으로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보거나 또는 받더라도 영화와 전혀 관계없는 불량 파일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지 않다면 유료로 콘텐트를 이용해야했다.
곰TV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반면 곰TV 이용 중에 갑자기 프로그램이 종료되거나 광고가 끝난 뒤에 영화가 나오지 않고 에러메시지가 뜨는 등 곰TV 이용자들의 불편사항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텍은 3년전 `곰플레이어`라는 동영상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곰플레이어 다운로드 건수는 3000만 건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곰플레이어가 선보인 이후 윈도미디어 플레이어까지 위협할 수준까지 올라왔다. 코리안클릭 조사에 따르면 미디어 플레이어 시장에서 곰플레이어 시장 점유율은 22%, 윈도미디어 플레이어는 28%를 보이고 있다.
그래텍 측은 곰플레이어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개발됐으나 3년전에는 콘텐트가 디지털화되는 것에 대해 저작권자들의 반감이 컸기 때문에 셋톱박스 개념의 멀티미디어 재생기를 개발보급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설명했다.
그래텍 관계자는 "곰플레이어가 그간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민 소프트웨어로 발전했다고 자부한다"며 "동영상에 대한 인터넷 이용자의 니즈가 늘고 있지만 이를 위한 전용 플랫폼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 콘텐트에 대한 저작권자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었고, 새로운 멀티미디어 채널이 필요한 시점에 바로 곰TV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곰TV를 보려면 곰TV가 탑재된 곰플레이어2.0을 다운로드 받아야한다. 그래텍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곰TV 개국 이후 신규 다운로드 숫자는 300% 이상 증가했다. 곰TV 일 평균 시청자는 평일 25만, 주말 3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텍 관계자는 "연내 곰TV 목표는 곰플레이어 일 평균 사용자 300만명 중 10% 선인 30만명을 확보하는 것이었고, 이를 무난하게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곰TV가 이렇게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인터넷으로도 영화나 스포츠 뉴스 등 다양한 동영상을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 그동안 쉬쉬하며 영화 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던 것을 곰TV는 이를 양지로 끌어냈다.
곰TV 성공 관건은 다양한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래텍 측은 지속적인 콘텐트 수급과 다양한 영상 라인업 강화를 위해 방송사와 영화사 프로덕션과 제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사용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기획중이며, 하드웨어와 곰TV를 연동시켜 다양한 영상 서비스를 곰TV로 흡수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마케팅 프로그램인 `With GOM` 브랜드를 곰TV 개국과 함께 선보였다. 그래텍 측은 현재 PC용 지상파 DMB 수신기와 HDTV 수신기를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텍 관계자는 "장기적인 전략으로 사용자콘텐트제작(UCC)와 관련한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귀뜸했다. 현재 UCC는 관련 법규의 모호성이나 콘텐트의 양적, 질적 미숙함으로 인해 곰TV가 수용하기에는 문제점이 있다는 것.
그래텍이 운영 중인 아이팝(www.ipop.co.kr)의 동영상 커뮤니티 `노리터(noriter.ipop.co.kr)`를 통해 양질의 UCC 생산 문화 구축한 후 곰TV로 이를 흡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노리터에서 UCC 영상제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UCC 콘텐츠 리더들을 발굴하고, 법적인 문제는 물론 양과 질을 강화하는 UCC 생산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곰TV를 통해 프로그램프로바이더(PP)들이 만든 영화나 드라마 뉴스를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되자, 방송위원회에서 곰 TV를 규제할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그래텍 측은 "곰TV 개국 전에도 방송위원회에 사업모델을 설명했으며, 자체적으로도 법무 법인을 통해 법률문제도 검토했다"며 "방송위의 제재를 받을 만한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텍은 "곰TV의 동영상 전송 방식은 스트리밍 방식의 데이터 전송 서비스로, 기술적으로는 인터넷포털에서도 널리 사용하고 있는 보편적인 서비스며, 곰TV 를 통해 서비스되는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자와의 정당한 제휴를 통해 합법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곰TV 이용자들의 불만 사항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곰TV 이용 중에 갑자기 프로그램이 종료되거나 광고가 끝난 뒤에 영화가 나오지 않고 에러메시지가 뜬다는 글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즈는 "곰TV에서 영상보기를 클릭할 경우 기존에 선택했던 재생목록이 다 지워져서 불편하며, 검색 목록 조회시 기존의 검색 필터를 끌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의사항을 올리기도 했다.
곰TV가 채널별로 다양한 인터넷 동영상을 제공하자, 전통 미디어와 뉴 미디어간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미디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래텍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넷 고속화와 대화면 LCD의 보급으로 PC는 TV를 앞지르는 가장 강력한 멀티미디어 수단이 될 것"이라며 "PC 기반의 곰TV가 차세대 핵심 미디어의 자리를 차지하는데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곰TV는 이밖에도 콘텐트의 새로운 유통 모델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방송 콘텐트 업체들에게 인터넷 유통 진입 판로를 열어줄 수 있다는 것. 그래텍 관계자는 "불법 다운로드 등과 같이 기술적, 법적, 서비스적으로 혼재되어 있는 지금의 동영상 소비 질서를 바로잡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