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의철 기자
2002.07.27 06:51:28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뉴욕증시가 우여곡절끝에 상승 마감했다.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하루였고 다음주의 증시 방향성에 대해서도 시각이 엇갈렸다.자연히 변동성은 극대화됐다.이런 불확실성을 뚫고 막판 저력을 발휘하며 주요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끊임없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시소장세를 펼쳤다.나스닥은 전일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세가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승세를 펼쳤지만 지수는 역시 장중 내내 오름과 내림을 반복했다.
변동성이 극대화됐다는 점에서 이날 증시는 수요일의 폭등을 전후로 한 "변동성 장세"의 연장선이었다.여러가지 루머가 장중에 기승을 부린 것도 이같은 변동성을 극대화시켰다.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병사 사망설,스프린트의 유동성 우려,IBM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배런스에 실릴 것이란 루머 등이 이날 시장에 퍼졌던 대표적인 루머들이다.그리고 그때마다 시장은 크게 흔들렸다.아프가니스탄 미군 사망설은 국방성에 의해 즉각 부인되면서 지수가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스프린트는 20% 이상 폭락했고 IBM도 4.25% 크게 하락했다.
AG에드워드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인 알프레드 골드만은 "오늘이 금요일이고 시장이 지난 수요일 폭등세를 경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의 변동성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며 "더구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랠리의 지속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시소장세를 설명했다.
어드바이저 아이젠의 베드포드 오크는 "이번주 들어 놀랄만큼 많은 악재들이 터져나왔지만 시장은 상대적으로 잘 견뎌내고 있다"며 "이는 무척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오크는 "지수는 바닥에 도달해있음이 거의 확실하다"며 "물론 시장이 바닥을 치고 횡보장세를 보일 수 있지만 현 수준에서 10% 정도 추가로 지수가 하락할 위험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가 바톤 빅스 역시 재차 "바닥론"을 제기했다.바톤 빅스는 이날 블룸버그 뉴스에 출연해 "그간 지속됐던 극도의 침체장이 강력한 랠리를 이끌 수준에 도달했다"며 한층 진전된 "낙관론"을 폈다.
리안 벡 증권의 매매팀장인 제이 서스킨드는 그러나 향후의 랠리에 대해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서스킨드는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염증을 느끼고 나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랠리의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보다 긍정적이라는 증거가 확인된다면 (그때는 10월이나 11월쯤으로 예상되는데) 시장은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는 긍정적이었다.6월 미시간대학의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치를 상회했다.무디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고 실물경제 부문의 주택경기가 살아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밀러 타박의 채권 분석가인 토니 크레센치는 "소비자신뢰지수의 회복은 최근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의 감소와 부동산가격의 상승추세,30년짜리 모기지 금리를 15년짜리로 리파이낸싱하는 추세 등에 힘입었다"고 밝혔다.
크레센치는 "평균적인 미국 가정에 주택시장의 동향은 주식시장의 등락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는 일반 가정이 주식시장에 직접 노출돼 있는 정도가 과거보다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한 예로 지난 99년의 경우 미국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49%가 개인소유 주식이었으나 최근엔 그 비중이 37%로 낮아졌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따라서 최근 주식시장의 급락세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덜 상처받으며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크레센치는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두달간의 주식시장 폭락이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을 우려했다.이같은 소비심리의 위축은 이제 막 회복단계에 있는 경기회복을 방해하고 최악의 경우 다시 경기 침체로 빠지는 것(더블 딥과 같은)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소비자신뢰지수의 견조함은 이같은 우려를 다소 덜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