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은 옛말"…친환경·지역상생 모두 잡는 데이터센터

by한광범 기자
2024.01.29 05:00:09

■[이제는 무탄소경제(CFE)]데이터센터④
친환경 시스템 도입해 에너지 효율·ESG 경영 실천
네이버 용인 IDC 무산 후 오히려 사회적 관심 커져
"친환경 시스템 가속화 위해서 국가차원 투자 필요"

[이데일리 한광범 김가은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 혐오시설로 여겨졌던 데이터센터가 친환경 시설로 탈바꿈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유치 경쟁을 벌이는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데이터센터를 비수도권에 설치하도록 유도하면서 특히 대기업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강원도와 전라남·북도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데이터센터가 ‘혐오시설’의 오명을 벗을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네이버의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 포기 사건 덕분이었다. 용인 주민들의 반대로 네이버의 ‘각 용인’ 건립이 논란이 되는 와중에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건설·운영되는지 부각된 것. 결국 네이버가 용인 데이터센터 건립을 철회한 직후부터 “우리 지역으로 오라”는 지방정부의 러브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네이버에 공식적으로 의향서를 접수한 지자체는 60곳에 달했다. 더 이상 데이터센터를 혐오시설로 보는 시각도 거의 사라졌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혐오 시설 논란은 벗었지만 전력 소비 효율화라는 숙제는 남겨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4일(현지시각) 공개한 연례 전력 시장 보고서를 통해 생성형 AI 시대에 접어들며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460TWh이었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6년 1000TWh를 넘어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력 소비의 급증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IT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친환경 시스템’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을 추구하는 동시에 ‘ESG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네이버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 역시 전력 수요를 낮추기 위한 자연 친화적인 냉각 시스템 및 태양광 발전 설비를 통해 친환경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NHN은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 지속적으로 에너지 절감 프로젝트를 고도화하고 있고 KT(030200), LG CNS, SK C&C 등도 데이터센터에 친환경 시스템을 구축해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지역에 다양한 IT 프로그램을 운영해 지역사회에도 기여하는 모습이다.

이에 지방정부들은 수백억원 규모의 지원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데이터센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IT 인프라 구축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IT업계에서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도입을 위해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운영 기업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설비 도입시 에너지 절감 효과에 비해 투자비가 과도하게 많이 발생하는 면이 있다. 국가적으로 신재생발전설비 및 고효율 장비에 대한 기술개발 및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