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첫 희망퇴직 신청자 50명 안돼…“회사 남는게 이득”
by윤정훈 기자
2023.07.10 05:30:00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에 50여명 인원 선정
20년차 이상 50대 부문장급 대상
위기 상황에 직원에 책임전가 한다는 지적 나와
“인력구조 정체 해소하고 지속성장 도모”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창사 이래 처음 진행한 희망퇴직으로 수십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예상보다 퇴직인원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 LG생활건강 광화문 사옥 전경(사진=LG생활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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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은 LG생건은 50여명의 인원을 희망퇴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회사에 남는 게 낫다고 판단한 인원이 많았던 게 이유라고 업계는 예상했다.
LG생건은 희망퇴직자에게 3년 치 기본연봉과 정년을 기준으로 중·고교생, 대학생 자녀 학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달 LG생건은 사무기술직 직원 중에서 △만 50세 이상 부문장·팀장(1973년 6월 30일 이전 출생) △부문장 직급 만 7년 이상·팀장 직급 만 10년 이상(부문장: 2016년 6월 30일 이전, 팀장: 2013년 6월 30일 이전 선임자) △부문장 → 팀장, 팀장 → 파트장 직급 조정자 등을 대상으로 2주간 희망퇴직을 접수받았다.
LG생건 사무기술직의 직급체계는 사원→대리→파트장→팀장→부문장 순이다. 이번에 희망퇴직 대상자는 사실상 20년차 이상 직원이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회사는 접수 받은 인원 중에서 평가를 통해 희망퇴직자를 선정했다. 다만 징계를 받았거나 평가 점수가 낮은 일부 인원은 선정 대상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지속성장을 위해서 인력 정체현상 개선을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사내 일각에서는 15년 연속 성장하는 동안 성과는 적게 나누고, 위기 상황에 몰리자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적으로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동안에도 LG생건 직원들은 기본급(연봉의 1/20)의 500% 수준의 성과급만 받았다. 작년에는 실적이 하락하면서 성과급 마저도 100%에 그쳤다. 이에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파트장급 직원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LG화학에서 2001년 사업분할한 이후 20년이 지나면서 인력구조가 정체된 부분이 있었다”며 “이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정확한 희망퇴직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