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부서도 법인세 인하…‘부자 감세’ 아냐"[만났습니다]
by경계영 기자
2022.10.04 05:00:00
박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인터뷰
"민주당, 무조건 반대 대신 대승적 합의 나서야"
"종부세 국민 부담↑…세금 치여 죽는단 말 안돼"
"통화스와프,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적기 아냐"
[이데일리 경계영 이상원 기자] “노무현 정부 때 김진표 당시 경제부총리가 ‘경쟁국보다 좋은 여건에서 기업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법인세를 낮췄습니다. 이제 와서 법인세 인하를 ‘부자 감세’라고 반대한다면 자기 부정과 다름 없습니다.”
21대 국회 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에 일침을 가했다.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첫 세제개편안은 △법인세·가업상속공제·증여세 등 기업 관련 과세체계 개편 △소득세 과세표준 세율 조정 △종합부동산세 세율 체계 개편 등 크게 세 가지로 전반적으로 세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위원장은 “이미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법인세 인하를 단행한 만큼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경제 활력을 높이는 정책 방향에 대승적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후반기 들어 기재위 쟁점으로 떠올랐던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아직 기재위 문턱을 넘지 못한 데도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4채 가운데 1채가 종부세(공시가 9억원 기준) 대상이었을 정도로 더이상 종부세는 특정 계층의 부담이 아니라 국민 부담으로 자리 잡는 단계”라며 “세금에 치여 죽는다는 말이 나와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세금은 국민 혈세로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는 국민 자산이라는 의무감을 갖는다면 여야 간 시각 차를 좁히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박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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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대출 기재위원장과 일문일답이다.
△국가 재정 건전성 방향이 핵심이 될 것이다. 국회는 나라 살림을 더욱 건전하게 만들고 예측 가능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 수준이 우리에게 맞는지 보려면 글로벌 스탠다드와 비교해보면 된다. 선진국이 속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평균 법인세 최고세율은 지난해 기준 21.2%로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 25%보다 낮을 뿐 아니라 최근 2018년 22.1%→2019년 21.9%→2020년 21.3% 등으로 점차 인하하는 추세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근로자를 살리고 경제 성장시키는 선순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과거 민주당 정부 사례를 상기해 경제 활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방향에 대승적 협의가 필요하다.
△부자도 국민이다. 종부세 대상자는 2017년 33만2000명으로 납부액이 5600억원 규모였지만 지난해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고 납부액이 7조3000억원으로 늘어나며 국민 부담이 가중됐다. 종부세를 ‘부자’에게 부과한다면 서울 아파트 4분의 1이 종부세 기준을 넘는데, 서울시민 4분의 1이 부자겠느냐. 일정한 소득이 없는데도 종부세를 내야 할 상황에 놓인 국민도 많다. 평생 성실히 살아온 국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자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가업상속에 필요한 상속·증여세 등까지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나오길 기대하고 또 그렇게 협의할 계획이다.
△인플레이션이 다음달 최대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유가가 최근 하락했고 10월 농산물 출하 시기가 다가오면서 인플레이션 추세적 하향을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 말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고, 경유 유가 연동 보조금도 연말까지 한시 연장돼 화물·운송업체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기본 입장은 통화 스와프를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지금은 적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재위 차원에선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관련 부처와 긴밀하게 논의해 외환·외화자금 시장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면서 유사시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등을 재정비하고 경상수지 관련 기업의 수출 경쟁력 동향과 개인·기관투자가의 자본 흐름 동향을 살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 시장에 안정적 메시지를 보내는 차원에서 국회에서 정부에 질의해 통화 스와프 계획을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국유재산 매각 규모는 16조원이고, 문재인 정부에선 10조4000억원 규모의 국유재산을 매각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헐값 매각이 아니었고, 앞으로 매각할 것이 헐값 매각일 것이라고 단정 짓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다. 충분히 투명한 과정을 통해 매각할 것이고 매각할 땐 국회 검증을 거칠 예정이어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외환위기 시절 푼돈으로 사냥하던 아픈 과거가 있지만 이와 비교할 사안이 아니다. 밀실 논의가 아니라 시장 논리에 따라 매각 과정이 이뤄진다.
△조세 정의와 형평성, 추계 오차에 대한 검증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다. 5000만원 이상 체납자는 7월 기준 718명이었고 이들 체납액만 1조8533억원으로 전체 체납액 99.4%에 달했다. 명단 공개를 통한 공개적 망신으로 탈세를 방지해보겠다고 했지만 실제 많이 줄진 않고 있다. 실효성이 있는지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탈세 수법도 지능화하고 있어 국세청이 시스템을 연구하는지, 제대로 추적·색출할 수 있는지도 점검해봐야 한다.
△1961년 경남 진주 출생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연세대 행정대학원 외교안보 석사 △서울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21대 국회의원(진주갑) △21대 국회 전반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포털공정특위 위원장
| 박대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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