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人]에이치피오 "프리미엄 브랜드 원칙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by박정수 기자
2021.08.30 05:00:00

프리미엄 브랜드 ‘덴프스’ 기반 고속 성장
상반기 매출 23%↑…최근 3년 평균 71% 성장
중국 넘어 연내 싱가폴·미국시장 진출
반려동물 프리미엄 식품 시장도 공략

△이현용 에이치피오 대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가 미국 대형 소속사를 인수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뛰었습니다. BTS라는 그룹이 글로벌 브랜드가 된 만큼 에이치피오(357230) 또한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소비재 브랜드를 만들 것입니다. 특히 가장 강력한 혁신은 원칙을 지키는 것이고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명하게 갖춰야 하는 것이 가격정책입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원칙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입니다.”

지난 20일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만난 이현용 에이치피오 대표는 회사의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이야기부터 풀어나갔다. 이 대표는 GS홈쇼핑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다양한 상품들을 유통했고, 많은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부하게 됐다고 한다. 특히 그는 한 해에 수백만개가 팔리는 상품이 반짝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브랜드가 아니면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새겼다고 한다.

이에 제품을 담을 수 있는 좋은 그릇인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012년 에이치피오를 설립했다. 에이치피오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개발·제조, 브랜드 마케팅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유럽 현지 생산체계와 브랜드 정체성을 지닌 프리미엄 브랜드 ‘덴프스(Denps)’를 기반으로 해 ‘덴마크 유산균 이야기(프로바이오틱스)’와 ‘트루바이타민(비타민)’, ‘하이앤고고 덴마크 오가닉 밀크파우더(하이앤고고)’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피오는 ‘덴마크유산균이야기’를 기반으로 고속성장 중이다. 에이치피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때보다 23.2% 증가한 81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 증가한 147억원, 당기순이익은 34.8% 늘어난 116억원이다.

상반기 매출 성장은 에이치피오, 해외법인, 자회사 비오팜 등 모든 부분에서 이뤄졌다. ‘덴마크유산균이야기’, ‘트루바이타민’ 제품을 중심으로 오메가3 등 신규 제품이 매출액 증가에 기여했다.

이 대표는 “건기식 시장의 경쟁 심화에도 성장세를 보였으나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내부적으로도 더 높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심감에 차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의 근거는 에이치피오의 가격정책에 있다. 이 대표는 “판매고를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유지해야 하고 향후 이를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격 정책으로 소비자들에게도 신뢰를 꾸준히 쌓아가고 있다. 에이치피오의 작년 실적 매출액은 14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늘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7억원으로 154% 증가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71.6%라는 높은 성장성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설명:왼쪽부터 ‘덴마크 유산균 이야기’, ‘트루바이타민’, ‘하이앤고고 덴마크 오가닉 밀크파우더’
에이치피오는 중국시장에서도 올해 상반기 현지 법인 매출액 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6% 성장세를 보였다. 직구 수요를 더할 경우 상반기 7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확보했다. 중국은 3분기 중에는 지난해 실적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

에이치피오는 2019년 기존 중국에 없던 성장기 아동(3세~14세)을 대상으로 하는 성장특화 밀크파우더 ‘하이앤고고’를 출시해 ‘성장 기능성 분유시장’을 새롭게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법인 영업이익률이 30%에 달한다”며 “성장 배경에는 유통채널 변화가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부터 에이치피오는 월마트 계열의 샘스클럽에 진출해 주력 제품인 ‘하이앤고고’의 오프라인 시장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대표는 “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머스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올해 8월 이후 중국 알리바바의 ‘티몰’ 내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통해 진출하지 못한 주력 제품들의 중국 시장 진출이 본격화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이치피오는 중국뿐 아니라 싱가포르 진출도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싱가포르 진출 계획은 애초 9월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마무리 짓고 ‘하이앤고고’ 브랜드 샵도 오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단순한 플래그샵이 아니라 성장과 관련된 제품을 상의하고 전문가 상담도 받을 수 있는 플래그샵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예상된다. 이 대표는 “아마존을 통한 미국 진출이 연내에 이뤄질 것”이라며 “다만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과 다르게 성장기(하이앤고고) 제품보다는 여성용과 유아용, 성인용 유산균 제품을 중심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국시장 진출은 소비자 눈높이도 높고 법적인 규제도 살펴야 한다”며 “급하게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안정적으로 진출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피오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회사 ‘비오팜’의 지분인수를 통해 제조와 브랜드를 모두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상장사로는 유일하게 OEM 제조부문과 브랜드 사업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비오팜은 2002년 1월 설립된 건기식 제조업체로 에이치피오가 2019년 10월 인수한 자회사다.

이 대표는 “중국 주력제품인 ‘하이앤고고’ 밀크파우더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비오팜을 인수했다”며 “특히 비오팜은 글로벌 시장까지 아우를 수 있는 OEM 업체”라고 설명했다.

5월부터는 OEM 자회사 비오팜의 신공장(생산능력 기존 3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확대)이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해 하반기 매출액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5월부터 가동된 신공장이 벌써 생산능력 최대치로 돌아가고 있다”며 “인근 토지 매입을 통해 공장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비오팜 올해 실적은 매출액 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증가하고 영업이익 85억원으로 같은 기간 50%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에이치피오는 코로나19 이후 관심이 더 높아진 반려동물 사업에도 진출한다. 우선 프리미엄 반려동물 사료와 영양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애완용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가족으로 보고 사람으로 생각한다”며 “반려동물 제품 품질을 사람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반려동물 사료 글로벌 탑티어 기업들의 1~6위까지가 사람의 식품을 다루는 회사”라며 “이르면 9월 말 반려동물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소비자들이 수입 브랜드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에이치피오의 프리미엄 제품 포지셔닝 전략의 성공이 기대된다.

이 대표는 “반려동물이 사료를 접한 후 익숙해지면 다른 사료를 쉽사리 먹지는 않는다”며 “반려동물 사료도 프리미엄을 지향하며 초기 시장 진출을 위해 수의사 네트워크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초콜릿 M&M으로 익숙한 마즈(MARS)의 펫푸드 브랜드 로얄캐닌이 반려동물 사료 선두주자”라며 “향후 로얄캐닌을 넘어서 반려동물 탑티어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