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교과서]‘당첨만 되면 로또’…분양가상한제는 뭔가요?

by김기덕 기자
2019.05.11 07:00:00

공공택지에 땅값+건축비 이하로 분양가
로또 청약 부담에 민간택지 적용 보류

[편집자주]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자가소유율은 55.9%(2017년 기준)다. 주택을 소유한 가구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여전히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남의 집에서 전·월세 형태로 살고 있다는 얘기다. 내 집 마련의 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주택 가격, 입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지만 무엇보다 일상 속 주변 부동산에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부동산 시장에서 흔하게 쓰이는 기본적인 용어와 개념 등을 정리했다.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분양시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 중 하나가 ‘로또 분양’이다. 주변 시세 보다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되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올 들어 위례신도시 북위례지구에서 첫 분양해 1순위 청약 경쟁률 130대 1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은 ‘위례포레자이’도 대표적인 로또 단지에 속했다. 공공택지이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 주변 구축아파트에 비해 수억원이나 싸게 새 아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분양가상한제는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됐을까?

그동안 분양가상한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값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됐다. 이 제도는 주택(아파트)을 분양할 때 택지비(땅값)와 정부가 정한 건축비(기본형 건축비+건축비 가산)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태 분양가를 산정한다. 이렇게 정해진 분양가 이하로 가격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분양가를 땅값과 건축비 이하로 억제하는 제도다. 민간택지의 경우 택지비는 감정평가액과 가산비를 더한 금액으로 산정하며 건축비는 기본형 건축비에 가산비를 더한 금액으로 정한다.

서울시 제공.
과거 1989년 현 분양가상한제와 비슷한 제도인 분양원가연동제가 처음 실시됐다. 다만 이후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주택경기가 침체되자 1999년 분양가 전면 자율화가 실시됐다. 2000년대 들어서는 부동산경기가 과열되자 집값 안정을 위해 다시 공동주택의 분양가격을 규제하게 됐다. 결국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주택법을 개정해 분양가상한제를 전면 적용했다. 다만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2015년 4월 기준이 강화된 이후 적용사례가 없어 사실상 폐지된 상황이다.



현 정부 들어 지난 2017년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로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를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적용은 보류하기로 했다. 연이은 대책으로 주택시장이 다소 안정된데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민간택지에도 로또 청약이 더욱 몰릴 수 있다는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주택가격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 중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의 2배를 넘어서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이 요건을 충족하면서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를 초과 △분양이 있었던 직전 2개월의 청약경쟁률이 각각 5대1(국민주택 규모 이하는 10대1)을 초과한 경우 △직전 3개월간 주택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증가한 경우 등 세 가지 선택요건 중 하나를 충족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분양가상한제에서 중요한 기본형 건축비는 정부가 매해 3월 1일과. 9월 15일 1년에 두 차례 물가변동률과 공사비 증감 요인 등을 반영해 조정·고시한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은 전매도 한층 강화됐다.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주택은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00% 이상이면 전매기한이 3년이지만 85~100% 4년, 70~85% 6년, 70% 미만으로 8년으로 올라간다. 여기에 공공택지에서 거주 의무 기간도 현재 분양가가 시세의 85~100%이면 1년, 70~85% 3년, 70% 이하면 5년 거주의무 기간이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