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낮술을 그렇게 먹지 않습니다"..홍준표 살생부, '명의' 만날까
by박지혜 기자
2018.06.20 00:20:0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저는 낮술을 그렇게 먹지 않습니다”
이른바 ‘홍준표 리스트’ 중 한 사람이라고 의심을 받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이다.
정 의원은 19일 오후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홍준표 리스트와 관련해 나도는 ‘지라시’ 내용을 안다고 밝혔다.
그는 “비서실에서 준 지라시에 홍 대표가 마지막으로 (막말)한 그 9가지 유형 중 마지막 항 내용이 정우택이라고 하는데, 나는 낮술을 그렇게 먹지 않는다. 그리고 의원총회 가서 술주정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작년에 원내대표를 했는데, ‘원내 의원총회를 주지하는 사람이 술 먹고 들어가서 술주정했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며 “그것은 진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총을 마치고 로텐더홀 바닥에 무릎을 끓고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라며 대국민 사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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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대표는 지난 16일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유한국당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고관대작 지나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국비로 세계 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친 박근혜)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도 얼굴·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 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 하는 사람”
홍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이러한 당내 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한 게 가장 후회된다고 밝혔다.
이후 홍 대표가 남긴 9항목에 한국당 의원들의 실명이 붙은 지라시가 나돌았다.
또 지방선거 이후 ‘한국당 완패 5대 공신록’에 이어 ‘보수당 인물평 30인 리스트’라는 제목으로 의원 30명을 비아냥대는 글이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퍼지기도 했다.
이 리스트에는 ‘외모는 장비를 닮았지만 행동은 원균·원술을 닮은 원 모 의원’, ‘정작 본인이 사퇴해야 하지만 항상 남에게 사퇴하라고 강요하는 이 모 의원’ 등 다소 주관적인 평가와 감정 섞인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날 자유한국당 초선의원들이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당 쇄신·혁신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계파 싸움 조짐이 보이는 메모가 등장하기도 했다.
초선 모임에 참석한 한 복당파 의원의 휴대전화 메모에 ‘친박·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는 등의 내용이 쓰여있었다.
| 19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소속 초선 의원 모임에서 한 참석 의원이 당 재건 및 개혁 등에 관한 현안이 정리된 메모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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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대 비박’ 간 해묵은 계파 갈등 등 당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행은 “그물코가 촘촘한 혁신비대위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이날 오후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혁신비대위의 첫 번째 임무는 인적 쇄신이라는데 동의하며 “내적인 사람이 한다면 또 묵은 계파 갈등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 113명의 의원들 모두 수술대 위에 올라갈 것”이라며 “집도할 의사께서 살릴 사람은 살리고 수술해도 살리지 못하는 사람은 살리지 못한 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행은 ‘집도의’에 대해 “이번엔 혁신비대위원회 준비위원구성회라는 조직을 둬서 제대로 된, ‘명의’와 같은 혁신비대위원장을 모시겠다”며 “의원들뿐만 아니라 당내 인사로 해서 다양하게 혁신비대위원장을 맡을 분을 엄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