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탐험가와 혁신가가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만들다..스위스 IDQ사 방문기
by김현아 기자
2018.03.04 08:00:00
양자 구루(Guru)가 돕는 산학협동의 힘..연구인력 절반이 제네바 대학 물리학과 출신
50개 특허 가진 강소기업 IDQ..양자위성통신도 2021년까지 목표
SK텔레콤이 해킹 우려 없는 5G 통신 위해 인수한 기업
[제네바(스위스)=이데일리 김현아 기자]SK텔레콤(대표 박정호)이 700억 원에 주식 50% 이상을 확보해 인수한 ‘양자암호통신’ 원천기술 기업 IDQ(대표 그레고아 리보디)는 탐험가와 혁신가가 합심해 일군 강소 기업이었다.
스위스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제네바에 위치한 IDQ는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제네바대학교와 탄탄한 산학 협력을 자랑했다.
제네바대학에서 광학실험 등을 통해 원천기술을 개발하면 상용화 기회는 IDQ사에 제일 먼저 준다. 또, IDQ가 최신 기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제네바 대에 제일 먼저 연구를 의뢰한다. 제네바대학에는 IDQ가 후원하는 박사가 2명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방문한 스위스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기업 IDQ와 제네바대학에선 세계최초로 2002년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2006년 양자키분배(QKD)를 만든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이 만든, 암호키를 만들기 위해 패턴이 없는 난수를 만드는 양자난수생성기(QRNG)나 송신부와 수신부에서 도청이 불가능한 암호키를 동시에 생성하는 양자키분배(QKD)는 해킹 우려 없는 자율주행차 등 5G 통신망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다.
| ▲지난 1일(현지시간) 제네바대학에서 만난 니콜라스 지상(67) 교수. 그는 통신섬유계측 전문업체 알파트로닉스 등을 거쳐 2001년 IDQ를 공동 창업했고 제네바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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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양자 분야의 구루(Guru)이자 IDQ 공동설립자인 니콜라스 지상 교수가 제네바대학에서 1일(현지시간) 한국 기자들에게 양자ICT 트렌드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공동 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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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지상(67, Nicolas Gisin) 제네바대학 교수는 “퀀텀(양자)은 이미 레이저, 반도체 등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첫 시작은 빛 알갱이(광자)가 아니라 덩어리로 했었다”며 “21세기 들어 단일 광자를 활용한 기술들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MS, 구글, 인텔이 양자컴퓨터에 뛰어들었고, 중국은 베이징에서 상하이 구간의 퀀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유럽도 2016년부터 10년간 1Bn Euro(한화 1조 3000억 원)를 투자해 기업 R&D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젊은 시절 아마존 강을 탐험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우주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양자의 존재와 양자의 진동 매커니즘을 찾는데 일생을 바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본인을 ‘원자와 광자의 세계 탐험가(The atoms and photons’ world explorer)’라고 소개하면서 “내가 하는 연구는 미친 듯이 몰입하고 (결과물이) 인류를 위해 잘 쓰이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니콜라스 지상 교수가 방문 기자들에게 설명한 ‘양자기술의 미래’의 마지막 프리젠테이션 부분이다. 젊은 시절 아마존 강을 탐험했던 자신의 사진이 담겨 있다. 출처: 니콜라스 지상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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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지상 교수는 휴고즈빈덴(Hugo Zbinden) 제네바대학 교수와 함께, 2001년 IDQ를 창업한 동지다. 지상 교수와 빈덴 교수는 세계적인 양자 분야의 구루(Guru, 정신적 스승)로 꼽힌다.
IDQ 대표이사를 맡는 그레고아 리보디(48, Gregoire Ribordy)씨 역시 IDQ 공동 창업자로, 제네바대에서 물리학과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리보디 CEO는 “30명의 연구인력 중 절반이 제네바대학에서 응용물리학을 공부했다”며 “기본적인 연구는 대학에서 한다”고 언급했다.
이브플러키제(Yves Fluckiger) 제네바대학 총장은 “가장 중요한 건 두 교수를 모시는 것이고, 자유로운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IDQ의 성공은 퍼블릭 펀드 같은 활발한 산학교류, 기초 과학에 대한 투자 덕분이다. SK그룹과 한국의 스타트업들과 교류가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1일(현지시간 )제네바대학에서 이브플러키제 제네바대학 총장이 제네바대학의 연구지원 프로그램, 기업과의 산학협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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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 IDQ 의 품질검사실 내부 모습이다. QKD(양자키분배), QRNG(양자난수생성기) 등 모든 제품의 품질을 이곳에서 검증한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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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세계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 IDQ 의 양자키분배(QKD) 실험실 내부 모습이다. IDQ는 옛 시계공장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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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Q는 양자 기술 분야에서 50여 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는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40여개, 양자센서 분야에서 10개 정도의 특허를 갖고 있다”며 “특허료는 중국에 큐텍(QTEC)과 만든 조인트벤처에서 받고 있고, SK텔레콤에서 투자받는 데도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가 지난 1일(현지시간) 제네바대학에서 IDQ 회사 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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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Q는 모든 사물이 통신망에 연결되는 5G 시대에 도청이 불가능한 양자암호통신을 실현할 뿐 아니라, 양자물리학 기반의 양자센서 분야에서도 앞서 가고 있다.
리보디 CEO는 “10년 전에 제네바 정부에서 진행한 선거 결과를 개표소에서 선관위로 보내는데 처음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고, 2021년까지 글로벌 양자암호통신을 위한 양자키분배 위성을 개발해 쏘아 올릴 예정”이라며 “단일 광자(빛 알갱이)단위에서 센싱할 수 있는 양자센서는 자율주행, 바이오 등의 정밀 측정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SK 인력이 들어와 개발자가 30명에서 45명으로 늘었고 추가로 뽑아 50여 명이 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IDQ가 보유한 원천 기술과 대학과의 관계가 매력적이어서 투자하게 됐다. 제2의 퀄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양자암호 얼라이언스를 만들어서 또 다른 관점의 5G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제네바대학에서 SK텔레콤과 IDQ간 기술협력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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