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케아 잡을 비책…한샘 안산공장에 있다

by박경훈 기자
2018.03.01 00:10:00

안산 공장, 한샘의 성장사 함께한 곳
이케아, 부엌가구로 품목확대…한샘 역시 소가구류 확대 중
'12년 생산액 2000억 돌파 이후 올해 5000억 목표
최근 남은 톱밥 활용 연 10억 부가수입 올려

한샘 안산 공장 내부 전경. (사진=박경훈 기자)
[안산=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동일한 제조라인이 총 14개 있습니다. 공장 전체를 자동화·표준화한 셈입니다.”

28일 찾아간 한샘 안산공장. 1992년 시화간척지 위에 세워진 이 공장은 작은 가구회사였던 한샘을 매출 2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종합 인테리어 업체로 성장하게 만든 우리나라 가구산업 ‘메카’와도 같은 곳이다.

한샘 안산공장은 물류센터 2곳을 비롯해 인조대리석 공장, 가구 몸체 공장, 가구 도어 공장 등 장소를 크게 다섯 개로 구분했다. 이날은 핵심이라 할 수 있는 3·4공장(몸체·도어 공장)을 찾았다. 3·4공장의 건평은 각각 1만7520㎡(5300평) 및 9917㎡(3000평) 규모다. 주방가구로 치면 연간 50만세대분을 생산할 수 있다.

(그래픽=이서윤 기자)
안산공장 안내를 맡은 남윤호(46) 사업부서장(3·4공장장)은 최근 가구 업계 현황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화두로 꺼낸 단어는 글로벌 가구공룡 ‘이케아’였다. 남 부서장은 “이케아는 진출 초기만해도 생활용품, 소가구류를 주로 판매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부엌·인테리어 가구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샘 역시 상품 다각화를 위해 꾸준히 과거 주방가구에서 붙박이장·침대·책장·책상·거실장 등 생산 품목을 늘리고 있다.

안산공장은 이케아가 국내에 본격 진출한 2014년보다 2년 빠른 2012년에 ‘제2의 탄생’을 선언했다. 당시는 이케아가 국내에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던 때였다. 남 부서장은 “이에 발맞춰 안산공장도 새롭게 태어났다”며 “생산액과 품목, 자동화까지 모든 것을 확 바꿨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생산액이다. 2012년에 생산액 2000억원을 처음 넘어선 안산공장은 6년만인 올해 2배인 4000억원에 도전한다. 가장 큰 원동력은 자동화. 그는 “과거 낮에만 공장을 돌렸다면 지금은 24시간 주·야간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반면 생산 전반을 자동화했기 때문에 인력은 2012년 당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황이면 연간 최대 5000억원까지 공장 생산액을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 부서장을 따라 실제 생산이 이뤄지는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좌우 길이 200m 3공장에서는 주방가구 몸체가 한창 생산되고 있었다. 한샘 주방가구 특징은 페인트 도장이 아닌 라미네이트라 불리는 필름 소재를 붙여 마감한다는 것. 그는 “도료나 필름이나 각각 장점이 있다”며 “필름은 주방가구 말고도 여타 가구 등 홈인테리어 전체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어 호환성이 좋다”고 말했다.

주방가구 몸체의 원자재인 PB가 쌓여있다. (사진=박경훈 기자)
공정 과정은 자동화 덕분에 손이 많이 가지 않았다. 우선 공장에 쌓인 PB(파티클보드)가 차례로 접착(성형)라인으로 들어갔다. 이들 PB 위아래로 무늬가 있는 표면 필름을 붙이기 위해 접착 필름이 붙여졌다. 남 부서장은 “사실 공정 핵심은 첫 단계인 PB에 필름을 붙이는 과정”이라면서 “조금이라도 표면이 거칠거나 울게 붙여지면 아무리 뒷공정을 잘한다 하더라도 불량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들 PB판은 각자 크기에 맞게 잘리는 재단과정에 들어갔다. 여러 크기로 PB판이 잘리자 엣지(Edge)라 불리는 날 것의 옆면이 나타났다. 옆 라인에 필름을 붙이고 필요한 곳에 구멍을 뚫은 뒤 포장을 하니 몸체가 완성됐다. 이후 이 제품을 대리점에 공급, 각 가정에 시공·설치하게 된다.

남 부서장은 “고가 브랜드인 ‘키친바흐’를 제외한 대부분 제품은 포장 공정까지 기계로 이뤄진다”며 “자동화·표준화가 가능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생산라인은 주방가구 외 품목에도 적용해 총 14개 라인에서 각기 다른 제품군이 나온다.

PB 재단과 옆면 필름 부착까지 한 번에 가능한 기계. (사진=박경훈 기자)
최근 안산공장은 남는 톱밥을 활용해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는 “과거에 남은 톱밥들을 소각했다면 최근에는 톱밥 연소를 통해 나오는 스팀을 주변 공단기업에 판매해 환경 문제도 해결 중”이라고 말했다. 스팀 판매를 통해 버는 돈만 연 10억원 수준이다.

남 부장이 올해 집중하는 또 다른 부분은 품질 보증이다. 그는 “작은 불만사항 하나도 SNS에 올라오는 시대”라면서 “생산에서부터 실제 물류센터 인계까지 총 5단계 품질 검사를 통해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