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중독]②직장 그만두고 결혼자금 올인에 파혼까지

by채상우 기자
2018.01.02 05:30:00

가상화폐 투자에 직장 그만두고 전세 보증금도 빼
도박과 달리 합법적 투자라 중독 심각성 인지 못해
모든 중독자 공통점, 첫 거래에서 큰 수익을 낸 것
상담과 대안활동, 약물 등 다양한 치료방법 찾아야

비트코인 이미지(사진=Bitbox)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가상화폐 중독은 일상을 황폐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저 망쳐버린다. 그럼에도 사람들을 중독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중독이라고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임정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예방교육과 과장은 “도박과 달리 가상화폐는 합법적인 투자라는 면에서 중독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그만큼 중독이 심각한 수준으로까지 진행된 경우가 많아 치료도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상반기 8642건에서 하반기(12월27일 기준) 1만871건으로 상담 건수가 늘었다.
가상화폐 중독 치료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임 과장은 “모든 가상화폐 중독자의 공통점이 첫 거래에서 큰돈을 번 것”이라며 “돈을 따는 순간 중독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미 중독에 빠졌다면,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본인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족이 상담 치료를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아울러 중독치료를 받을 때 가족이 함께 받아 문제를 공유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를 대신할 즐길거리를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가상화폐를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내려 놓고 할 수 있는 취미활동을 선택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라든지 요리, 장난감 조립 등 뭔가에 집중할 수 있는 활동일 수록 그 효과는 높다. 또한 혼자 하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하는 활동이 좋은데 이때는 어울리는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빠지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중독이 심한 경우에는 항갈망제 등 약물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아울러 한국도박중독센터에서는 가상화폐로 인해 파산에 이른 경우에는 정신상담 외에 재정·법률상담까지 치료과정으로 함께 진행하고 있다.

임 과장은 “중독은 만성질환이다. 충분한 치료를 통해 행동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며 “눈 앞의 돈보다 건강한 삶과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중독에 걸린 이들이 하루빨리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