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옥죄기 '빈틈'...상호금융에선 LTV 50%

by노희준 기자
2017.08.06 06: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8·2 부동산대책에 따라 대출옥죄기에 들어갔지만 그래도 ‘빈틈’이 있다. 보험을 제외한 2금융권에서는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라도 담보인정비율(LTV)이 은행보다 10%포인트가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규정에 따른 투기지역에 대한 대출규제 비율이 업권마다 다른 결과다.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농·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에서 강남·서초·송파·강동·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 등 서울 11개구와 세종시 등 투기지역의 담보가액 6억원 초과 아파트를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만기 10년 넘는 기간으로 빌리면 LTV가 감독규정 개정 전(8월 중순께)까지는 50%가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지역을 전제로 모든 조건을 똑같이 할 때 은행에서 대출 받는 것보다 LTV가 10%포인트 높다는 얘기다.



이 경우 연봉 6000만원의 김씨는 상호금융에서 대출 받을 경우 8000만원을 더 빌릴 수 있게 된다. 은행에서 빌릴 때는 LTV 40%를 적용하면 대출 가능금액은 3억2000만원이지만 상호금액에선 50%를 적용하는 만큼 4억원이 된다.

이렇게 규제지역에서 은행과 2금융권간에 LTV가 차이가 나는 것은 현 ‘돈줄 죄기’가 현 감독규정에 따라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금융당국이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절판 마케팅’ 막기를 당부했지만, 법적으로 전 업권에서 담보가치와 만기 여부 등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투기지역에서 LTV·DTI를 무조건 40%로 죄기 위해선 감독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자칫 사례에서처럼 8000만원이나 차이나는 대출금을 쫓아 2금융권으로 대출쏠림 현상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상호금융에서는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아파트 담보대출에도 LTV가 10%나 높게 적용되는 줄 몰랐다”며 “대출한도가 급한 이들은 충분히 이동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다만 “주택시장 전반이 관망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주거래은행에서의 이탈, 2금융권 이용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을 볼 때 무리해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막차 수요’에 따른 대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각 금융협회를 통해 전업권에 리스크관리를 철처히 해달라고 당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