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7.07.18 05:00:00
7월 들어 집값 상승폭 확대
잠실주공5단지 등 최고가 경신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6·19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한 달이 됐지만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값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시장 과열의 주범으로 지목된 서울 강남권은 정부 단속을 피해 집단휴업에 들어갔던 공인중개업소들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미뤘던 거래가 이뤄지고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핀셋 규제’ 약발이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데다 다음달 발표될 가계부채종합대책 전까지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6·9 대책이 사실상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29% 올라 전주(0.2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재건축 아파트는 0.44%, 일반아파트는 0.26%씩 가격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은 6·19 대책 발표 직전이었던 지난달 16일 0.32% 상승했다.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달 23일 0.17%, 30일 0.16%로 오름폭이 점차 줄었지만 7월 들어 다시 0.20%대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6·19 대책 발표 후 잠깐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투자수요뿐 아니라 실수요 움직임도 활발해지며 서울 전역으로 집값 상승세가 확산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 들어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6·19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형은 얼마 전 15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 6월 초에 거래된 15억3500만원이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전용 43㎡형도 정부의 단속 이후 11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12억원으로 올라 이전 최고 시세를 회복했다.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청약 열기도 더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6·19 대책 이후 지난달 말까지 서울지역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18.61대 1로 대책 발표 이전(6.27대 1)보다 높아졌다.
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정책실장은 “6·19 대책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가 공급 확대 방안 없이 수요 억제책만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