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5.28 04:02:37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 매년 증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경기도 양평에 거주하는 김모 씨(53)는 최근 들어 주위사람들이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감기약만 복용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속도 쓰리고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이 자주 생겨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김씨의 질환은 다름 아닌 역류성 식도염이었다. 김씨처럼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나고, 속에서 신물이 올라오거나 소화가 잘 안될 경우에는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의하면 2009년 256만8,000명에서 2013년 351만9,000천명으로 4년 새 37.0%나 늘어났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는 질환으로, 가슴 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와 헛구역질 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처럼 매년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음주와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생활 습관 등이 지목된다. 때문에 운동 부족과 야식, 흡연 같은 부적절한 생활습관에 스트레스에 취약한 40~50대가 전체 환자의 44.6%(2013년 기준)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역류성 식도염의 증가율이 높은 이유는 연령증가에 따른 식도괄약근의 기능 감소와 만성질환에 의한 장기간 약물복용이나 약물남용 때문으로 풀이된다. 50세 이상에서는 만성질환으로 인해 다양한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천식약인 테오필린, 알부테롤, 근이완제, 과민성 방광 치료제, 편두통 치료제와 지사제, 항히스타민제와 항우울제 등을 복용할 경우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을 유발하거나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고기나 기름기 많은 식품이나 지방이 많은 식품을 섭취할 경우 음식의 위에 체류시간이 길어지고 복압을 상승시켜 위산의 역류가 일어나기 쉽다. 또한 음식의 과잉 섭취도 위산의 과잉 분비와 복압상승을 야기 시켜 위산 역류를 부를 수 있다. 복부비만으로 인한 복압의 상승도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다. 복부비만인 사람은 복압이 증가해 정상인에 비해 역류성 식도염에 걸릴 확률이 1.6배나 높아진다.
역류성 식도염에 노출되면 평소와 달리 음식 통과할 때 불편하거나 묵직한 느낌이 전해지며 가슴에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입에서 냄새가 나며, 간혹 혀에서 시큼하고 쓴 맛이 느껴질 때도 있으며, 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김가영 국립교통재활병원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목소리 변화는 위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하여 인후두에 자극을 주거나 신경반사를 일으켜 쉰 목소리를 유발하게 되는데, 주로 아침에 일어났을 때 증상이 심하다. 또한 목에 가래가 끼어 있는 느낌이나 헛기침, 구역증상이나 역한 입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면서“평소와 달리 쉰 목소리가 계속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봐야 하는 만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일반적으로 위산분비억제제, 소화관 운동기능 개선제, 제산제, 위점막보호제 등을 환자의 증상별로 조합한 약물요법으로 치료한다. 이를 통해 위·식도 역류를 감소시키고, 역류물을 중화시키면서, 식도 청소율을 향상시킴으로써 식도점막을 보호한다.
평소 일상생활을 하는데 주의할 점은 규칙적인 식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일정한 식사시간 및 식사량 △ 취침 2~3시간 전에는 음식물 섭취 금물 △음주와 흡연은 절대 금물 △카페인 탄산음료 등 자극적 음식은 금물 △기름진 육류와 튀김류 금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걷기, 조깅, 수영과 함께 계단 오르내리기 같은 운동은 소화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식후 1시간 이후부터 하는 것이 좋다.
김가영 교수는 “1시간이내에 운동을 시작할 경우 위에 아직 존재해 있는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부분의 근육이 수축해 위에 있는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해 오히려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