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에 만든 D-클라우드센터, '프리쿨링'으로 전기세 절감

by김관용 기자
2015.01.21 03:17:41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서울에서 춘천 방향으로 차로 한 시간 남짓 가다보면 강촌 인근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더존비즈온(012510) 캠퍼스를 만날 수 있다. 본관과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는 연구개발(R&D)센터, 복지후생관, 휴식관 등의 건물이 포진해 있는 이곳에서 약 700여명의 직원들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준공한 강촌캠퍼스 본관 지하 1층에는 더존비즈온의 자랑거리인 데이터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가상화 기술을 적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로 고객사에 클라우드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D-클라우드센터’로 이름 붙였다.

더존비즈온은 세무회계 소프트웨어로 시작해 현재는 전사자원관리(ERP), 그룹웨어 등 기업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이 회사가 데이터센터를 강촌 산기슭에 구축한 이유는 국내 평균기온 보다 낮은 춘천의 기후조건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D-클라우드센터가 위치한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 본관 전경. (사진=더존비즈온)
데이터센터 내부의 적정 온도는 18~21도(℃) 수준이다. 컴퓨팅 장비들이 뿜어내는 열기와 외부 온도 상승은 원활한 장비 가동을 저해하기 때문에 온도를 낮추는 냉각장치는 데이터센터 운영의 필수다.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 중 IT장비 운용에는 50% 정도가 소요되며 40% 가량이 냉각전력이기 때문에 상당한 전력비용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더존비즈온은 데이터센터 자체를 춘천에 구축했다. 춘천의 연중 평균 기온은 8.2도로 전국 평균인 10.4도보다 낮은 수준. 외부의 서늘한 기온을 내부로 끌어들여 온도를 낮추는 ‘프리쿨링(Free Cooling)’이 가능한 환경인 셈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035420)도 데이터센터 ‘각’을 춘천에 건립했다.



더존비즈온은 프리쿨링이 가능한 일체형 냉수기를 D-클라우드 센터에 설치했다. 이 데이터센터는 냉수를 만들기 위해 압축기(Compressor)를 이용하지 않고 외부의 찬공기를 이용, 증발기(evaporator)를 통해 열을 교환한다. 100% 프리쿨링일 경우에는 펌프(Pump)와 팬(Fan) 정도만 전력을 소비하도록 설계됐다.

독일 공업표준규격인 DIN에 따르면 영하 19도~영상 12도 일 때 프리쿨링이 가능하다. 12도~18도 일 때에는 프리쿨링과 전력 사용을 혼합해 운영할 수 있다. 춘천의 경우 11월부터 4월까지 평년 기온이 12도 이하이기 때문에 연간 최대 6개월간 프리쿨링이 가능하다. D-클라우드센터가 다른 데이터센터 대비 연간 전력 소비량의 50% 가까이를 절약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실제 더존비즈온은 프리쿨링을 통해 연간 4억원의 냉각 비용을 절약하고 있다.

D-클라우드센터의 서버실 내부 전경. 더존비즈온은 서늘한 외기를 센터 내부로 끌어들여 냉각시키는 ‘프리쿨링’ 환경을 구현했다. (사진=더존비즈온)
특히 D-클라우드센터는 가상화 기술을 도입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현했다.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서버를 가상화하면 하나의 물리적 서버에 20여대의 가상 서버를 생성할 수 있다. 물리 서버 20대를 이용할 때보다 20배 적은 소비 전력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존비즈온은 현재 연면적 약 3만3000 제곱미터(약 1000평)에 1만대 가량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D-클라우드센터 구축 이후 기존의 ERP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버전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 모바일 및 전자문서와 관련된 각종 소프트웨어도 클라우드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다. 이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형태의 서비스 외에도 기업 내에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서광희 더존비즈온 클라우드 운영본부장은 “D-클라우드센터의 전산자원을 가상화시켜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하기 때문에 기존처럼 기업이 자체적으로 서버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사용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모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 있고 이를 더존비즈온이 24시간 관리하기 때문에 개인이 PC를 관리하는 것보다 보안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